"유로 정상회담 기대감.. 추가 급락 가능성 낮아"

입력 2012-06-25 14:51
<성공투자 오후증시 2부 - 박문환의 시장돋보기>



동양증권 박문환 >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의 4자회담이 있었다. 여기서 메르켈 총리는 또 다시 여러 나라들의 기대를 완전히 뒤집는 발언을 했다. 처음 시장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매입에 대해 찬성한다는 것에 대해서만 보도되는 바람에 다소 고무되는 모습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메르켈 총리의 생각이 여전히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 부각되었다. 시장이 충분히 위태로운 만큼 메르켈이 변하지 않았을까 시장은 기대했지만 변하기는커녕 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다른 나라들의 정상들이 ECB를 통한 국채매입을 요구했지만 이번에도 메르켈 총리는 반대했다. 다만 EFSF를 통한 매입은 찬성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도 무조건적인 매입은 반대하고 그에 걸맞는 구조조정 등의 조건을 달았다. 또 통제와 지원은 분리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말의 속뜻은 추가 긴축에 대한 약속이 없는 지원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동안 거의 무르익고 있었던 스페인 은행들에 대한 직접지원 마저도 반대한 것이다. 정말 난감한 일이다. 오죽하면 메르켈 총리의 이런 모습을 그리스 모 신문사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기계인간, 터미네이터로 비유했다.



(성장드라이브 정책) 실질적인 도움이 별로 되지 않는 떠보기 전술에 불과하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동안 독일은 재정동맹을 넘어 정치동맹까지 주장해왔다. 그래서 지난해 말 신 재정협약을 출범시켰고 현재 유럽 국가들에서는 의회 비준 절차가 진행중이다.



처음에는 거의 독일의 뜻대로 다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영화 터미네이터의 존 코너처럼 프랑스에서 올랑드가 나타나게 되면서 많은 계획이 틀어졌다. 가장 중요한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세 나라가 프랑스 대통령이 주장하던 성장협약에 동조하면서 아예 의회 비준 날짜조차 잡지 않고 독일에 맞서기 시작했다. 난관에 빠진 독일은 묘수가 필요했다. 적어도 자신에게 유리한 페이스로 이끌 필요가 있었다.



일단 1300억 유로 규모지만 인프라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도 없다. 자본 조달에 대한 개입도 없는 속빈 강정이다. 하지만 이것은 재미있게도 지난 G20 회담때 독일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성장협약을 독일이 주도하다니 이상하지 않은가.



그 이유가 있다. 프랑스 대통령 올랑드는 처음에 신 재정협약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겠다고 해 표를 얻었다. 하지만 대통령이란 한쪽 표만 얻어서는 안 된다. 너무 좌경화 되면 오른쪽의 표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선거일을 앞두고 이 말은 살짝 바뀌었다. 성장협약이 추가된다면 재정협약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이다. 여기에 독일이 그럴 듯한 성장협약을 던져준 것이라는 생각이다.



만약 프랑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정협약에 반대한다면 어떻게 될까. 적어도 메르켈로 집중되고 있는 비난의 화살을 프랑스로 돌릴 수는 있을 것이다. 물론 찬성한다면 독일이 주장하던 재정동맹을 프랑스의 반대 없이 쉽게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 싸움은 독일과 프랑스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하는 신 재정협약과 신 성장협약의 싸움이다. 이제 1300억 유로 규모의 성장협약에 대해 독일이 공을 던졌으니 프랑스가 그 공을 받을 차례다. 프랑스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다.



하지만 프랑스와 독일의 대립이 시장 급락을 다시 재연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일단 28일, 29일 유로 정상회담은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직전인 27일, 유로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들 두 정상이 프랑스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무엇인가 해결이 되지 않으면 또 만날 것이다.



게다가 유로존의 4대 기관의 수장들이 금융동맹, 재정동맹, 정치동맹을 위한 장기 청사진을 유로 정상회담에 앞서 공개하기로 했다. 이들에 대한 기대치가 남아있기 때문에 시장이 급락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프랑스와 독일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가닥을 잡기 전에는 급등 가능성도 희박하기 때문에 적당한 상승에서는 현금을 만들고 다시 하락하면 주워담아 매수단가를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