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커스 1부-특별좌담>
현대경제연구원 김주현 >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4년이 됐다. 일반적인 경기 조절능력을 감안하면 지금쯤 회복기조에 들 수 있는 시기다. 그러나 유럽의 재정위기 재발이 경기가 다시 침체되는 요인을 제공했다. 미국경기의 회복 지연이나 중국경기의 경착륙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이 모든 것이 유럽에 기인되는 바가 컸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로 세계경기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은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불균형이 확대된 문제나 지난 몇 년 사이에 세계경제에 쏟아 부은 과잉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되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경제에서의 재정위기 재발이 세계경제를 다시 긴장시키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인하대학교 현정택 > 전통적인 경제이론에는 경기사이클이 있다. 그러나 최근 상당히 희석되고 실종된 듯 보인다. 2004년부터 4~5년 동안 상당히 호황을 오래 했었다. 그리고 2008년 글로벌위기 이후에는 4년 동안 올라서지 않고 있다. 또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는 8~9년 호황을 했었다. 지금은 그런 사이클이 외부 충격 때문에 잘 일어나지 않고 있다. ㅌㅋㄹ①
한국경제를 예로 든다면 전체적인 큰 흐름 속에서 조금 짧은 사이클이 있다. 예를 들어 2010년에서 2011년 상반기까지는 상당히 경기가 나았던 때다. 그리고 2011년에는 조금 침체였다. 굳이 한국경기의 사이클로 보면 지금 바닥권에서 나아가고 있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상저하고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 외부 충격이 워낙 크니 사실 모든 것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김주현 > 신민주당이 과반을 확보하면서 승리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어떤 정책을 지지하는 당이 승리를 했다거나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하기로 했다, 탈퇴하기로 했다는 것 자체가 그리스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남부유럽이 가진 문제는 국가부채가 크다는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긴축을 하고 구조조정을 하고 그리스의 경우 만연한 부정부패, 공공부문의 비효율성 등의 문제가 기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 국민들이 신민당을 택하고 유럽에 잔류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유럽의 도움을 받으면서 유로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단지 방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갈 길은 예전 우리가 IMF, 외환위기를 당했을 때 했던 것과 같은 스스로의 자구노력이 제일 클 것이다.
큰 위기는 넘겼다고 본다. 그리고 유럽의 중앙은행이나 IMF, 세계의 나라들이 처음에는 강경하게 구조조정과 긴축을 요구했지만 그리스가 노력을 보이니 긴축협상을 다시 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완화할 입장도 보이고 있다.
인하대학교 현정택 > 사실 스페인은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고 그리스로부터 전염이 됐기 때문이다. 2006년만 하더라도 스페인의 재정은 흑자였다. 점차 경기가 나빠지면서 세입도 줄어 현재는 국채발행이 어렵다. 스페인의 문제는 금융기관의 문제다. 스페인의 국채를 금융기관이 사고 금융기관이 건전성을 안 지키는 상태다. 또 이탈리아는 그것보다 훨씬 큰 경제다. 그래서 현재 7%인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은 국채를 팔아도 소화가 안 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문제다. 그렇게 리볼빙이 되지 않으면 국고도 문제이지만 금융시장 자체가 돌아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그것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번 1000억 유로 정도 지원한 것이다. 아마 더 필요할 것이다.
스페인의 경제규모는 우리의 경제 규모보다 크다. 사실 그리스는 우리 경제규모의 3분의 1 정도이지만 이탈리아는 세계 G7의 하나이니 대단히 큰 경제다. 그런 경제에 만약 문제가 생겼다면 유럽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 상당히 큰 충격이 올 것이다. 어떠한 형태든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다만 표현이 중요하다. 만약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했다고 표현하면 거덜이 난 것처럼 보인다. 그런 표현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방법에 있어서도 유럽안정기금 등을 슬기롭게 지원하든 통합 팽창이 되든 어떤 형태로든 앞으로 사태 전개에 따라 지금 1000억 유로에서 더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유럽은행이나 IMF, 미국 등에서 이탈리아가 망하게는 놔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지원이 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스페인은 그리스보다 국제적인 지원 의지는 더 크다.
현대경제연구원 김주현 > 그리스 문제가 불거져 한참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느냐, 마느냐의 이야기가 있을 때 유럽과 미국의 학자들간 서로 반대되는 의견이 많았다. 미국에서는 그리스를 탈퇴시키고 구조조정을 해 빨리 안정시키자는 입장이었지만 일부 유럽의 많은 사람들은 그래도 오랜 기간에 걸쳐 유로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것을 지켜나가면서 유럽이 가진 문제를 보완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지금 유럽이 선택한 것은 후자다. 유럽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쪽이 지금까지 들여온 노력과 성과를 가시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 것이다.
유로존이 묶이면서 통화는 17개국이 한 통화를 가지게 됐다. 그러나 재정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각자 개별국가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재정의 적자를 만들어내거나 국가부채가 커지는 문제를 관리하고 규율할 시스템이 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그러다 보니 지금 문제가 생겼다. 이제는 재정문제를 규율하고 관리할 수 있는 재정통합에 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을 유로존 안에서 만들어가는 노력이 앞으로 있을 것이다. 해체하거나 분리하는 것 보다는 지금 어렵게 통합된 유로존에 노출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유로존은 발전할 것으로 본다.
금융통합도 스페인에 신뢰 문제가 생기다 보니 금융시장을 안정으로 가지고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금융통합을 해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장치를 하나 더 만든다는 것이 보완책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 또한 각국이 의견을 일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금융통합을 했을 경우 국가의 권력을 넘어서는 금융시스템의 관리, 감독 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이다. 이 또한 재정통합만큼 어려운 문제다. 보완책은 되겠지만 이것 또한 또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인하대학교 현정택 > 금융통합 또는 금융동맹은 단일통화가 되어 있는 곳에서는 함축적인 의미가 적다. 유럽중앙은행이 있고 단일통화를 했기 때문이다. 금융통합 또는 금융동맹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금융기관들과 예금보험제도가 따로 떨어져 있으니 금융기관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금융기관 감독기능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니 금융기관이 제대로 되는지 알 수 없으니 그것을 들여다 보자는 것이다.
그에 관한 것이 뱅킹 유니온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정통합 또는 유로본드 발행 문제다. 본드란 시중에서 쓰는 본드와는 다른 의미다. 다른 말로 하면 개별 국가의 채권을 발행하면 팔리지 않으니 유로 이름으로 채권을 발행하자는 것이 가장 골자다.
이것은 양면성이 있다. 독일 입장에서 보면 신용이 좋은데 스페인이 유로 이름으로 채권을 발행하면 자기가 갚아주기 억울하다. 그러므로 양면성이 있다. 다만 독일 또는 유로가 궁극적으로 통화통합에서 재정통합으로 가려면 재정의 자주권을 각 나라가 어느 정도 포기하고 거의 같은 재정 비슷하게 가야 한다. 만약 재정통합이 완전히 이루어지면 자동적으로 유로본드 발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로 싸우고 있는데 각 나라가 재정 자주권을 포기하지 않고 국채만 발행하겠다고 하니 독일과 다른 나라가 반대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유로가 제대로 살아나려면 통화에 재정이 합쳐져야 한다. 그리스나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는 자주권을 어느 정도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그런 진전 상태에 따라 유로본드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것이 독일의 입장이다.
모든 것을 이분법적으로 보면 문제의 해결책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면 그리스에 대해 많이 쓰는 말이 질서 있는 디폴트라는 말이다. 질서 있는 디폴트란 실체를 들여다보면 옛날 식으로는 국가부도가 난 것이다. 왜냐하면 부채를 절반 이상 탕감해주고 돈도 새로 줬기 때문이다. 이것을 부도라는 표현을 안 쓰고 상당히 부채를 탕감해 준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유럽안정기금이 있고 또 다른 기구를 만들어놓고 지금 줄다리기를 하는 것은 독일 입장에서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며 지원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또 프랑스나 스페인은 그것을 너무 따지지 말자는 것이다. 세부적, 기술적으로 들어가면 스페인 이탈리아를 그냥 놔둘 수 없기 때문에 양 쪽이 타협을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본다.
현대경제연구원 김주현 > 단기적으로 보면 제일 먼저 위기에 직면한 개별 국가들의 스스로의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유로존 안에서 그동안 통화가 묶여 있음으로써 상대적으로 이익을 많이 봤던 독일과 중북부 유럽 국가들이 재원을 내야 한다. 세 번째로는 그 외에 둘러싸고 있는 IMF나 다른 나라에서 정책공조가 이루어지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돈을 내야 하는 독일을 위시한 중북부의 나라들과 구조조정을 해야 될 남부유럽 국가간 힘겨루기 양상이다. 이것은 서로의 파국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 해결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누가 더 양보를 하느냐가 이슈가 될 것이다. 결국 그리스 국민이 신민당을 지지하고 유로존에 남기를 택한 것처럼 유로존의 17개 국가도 돈을 누가 더 내고 덜 내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유로존을 구하는 쪽으로 결론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