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오픈마켓들이 신속한 배송을 보장하며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오픈마켓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놓고 과장된 광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 모씨는 한 달 전, 오픈마켓 11번가에서 도서 4권을 주문했습니다.
3권의 도서는 주문 이틀만에 배송됐지만, 나머지 한 권은 배송이 왜 늦어지는지, 판매자의 공지나 설명조차 없이 배송이 23일이나 지연됐습니다.
책을 빨리 받아보고 싶었지만 해당 상품이 11번가에서 진행하는 '도서 배송지연 보상제' 이벤트에 포함된 제품인 만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받게 될 것이란 생각에 배송을 기다렸습니다.
도서11번가가 운영하는 '배송지연 보상제'는 도서 결제를 완료한 이후 이틀 이내 배송이 되지 않을 경우, 3일째부터 배송된 날까지 하루에 500포인트씩, 최대 2500포인트에 추가 5천원 할인쿠폰까지 보상해주는 제도입니다.
20여일 만에 도서를 받아본 후, 다른 도서를 구매하기 위해 도서11번가에 접속한 김 씨는, 기대와 다르게 포인트가 적립돼 있지 않고, 쿠폰도 발급되지 않은 것을 보고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배송지연 보상 이벤트 상품을 구매했고, 한 달만에 배송이 됐는데 왜 보상이 안 돼 있느냐"고 묻자, 상담원은 "고객님이 배송지연 보상 이벤트에 포함되지 않은 상품을 함께 구매하신 경우에는 확인이 되지 않아 보상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배송지연 보상 이벤트에 포함된 상품으로만 장바구니를 채웠을 경우, 혹은 해당 상품 한 가지만 주문했을 경우가 아니고 이벤트 포함상품과 비포함 상품을 함께 구매했다면 확인조차 안 된다는 겁니다.
상담원은 "확인은 안되지만, 배송이 늦어져서 고객님께 불편을 드린 점에 사죄하는 마음으로 2천원 할인쿠폰을 발급해 드리겠다"는 말로 김씨를 달래려 했지만, 마치 확인 불가한 사안을 두고 어떻게든 보상을 받으려고 드는 궁색한 고객이 된 기분에 오히려 마음이 상했을 뿐입니다.
11번가는 지난 5월 도서 물류창고를 서울 가산동에서 경기도 파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배송물량이 밀렸고, 순차적으로 발송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배송이 지연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고객센터에서는 "7월부터는 물류센터 운영이 정상화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물량이 밀려있는 상태에서 배송지연 보상제도를 이처럼 '제멋대로' 규칙에 따라 운영한다면 김씨와 같은 소비자 피해가 줄을 이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