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 단일통화 체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허용할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을 끌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에 따르면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전날 런던의 한 재계 경영자회의에 참석해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 단일통화 체제의 붕괴를 막을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자국민들에게 설득하기 위해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것을 허용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오스본 장관은 "유로존이 유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기 위해 그리스가 유로를 떠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독일 정부가 은행 동맹이나 유로본드 같은 조치를 왜 해야 하는지를 대중에게 설명하기 위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요구할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보도는 유럽의 정치지도자들이 유로 단일 통화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허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스페인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결정 이후에도 스페인은 물론 이탈리아의 차입금리가 치솟는 등 위기가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유렵 전역에 걸쳐 새로운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은 이런 사태에 대비해 충격 발생시 현금 인출 제한이나 자본 이동 규제, EU 회원국간 비자면제 여행을 허용한 솅겐 협정의 유예 등의 비상 조치를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 재무부 관계자는 오스본 장관의 발언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유로 체제를 지키려면 결단력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12일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는 미래에도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을 일축했다. 몬티 총리는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급등한 것과 관련해 '긴장한 시장상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