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건설업, 해법은 없나③] 해외 저가수주경쟁 '지양'

입력 2012-06-12 16:13
<앵커>



한국경제TV는 ‘위기의 건설업, 해법은 없나’라는 주제로 연속 기획리포트를 보도합니다.



그 세 번째 순서로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명암을 짚어봤습니다.



임동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열사의 땅 중동에서 건설역사를 다시 쓴 대한민국.



1960~70년대 오일머니를 캔 한국건설사들이 이제 제 2의 중동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최근 한화건설의 80억달러 이라크 신도시 건설 수주 등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5천억달러 금자탑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1965년 현대건설이 태국에서 첫 해외 공사를 수주한 지 47년 만에 이룬 쾌겁니다.



수년째 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건설경기 속에서도 대형 건설업체들이 건재할 수 있는 것도 해외수주 덕분입니다.



하지만 늘어나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해외수주에 따른 이익률이 다소 감소추세를 보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중동에 발주처들을 보면 한국 업체들끼리의 경쟁을 굉장히 부추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우리가 과거에 누려왔던 높은 마진의 프로젝트들이 이제는 조금 마진이 약화되는 추세인 것은 분명하고요."



중동 프로젝트 대다수가 최저가 낙찰제로, 여러 한국기업들이 경쟁하면서 수주금액이 정상가격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 건설사들은 아예 해외로 진출할 엄두조차 내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지난 2007년 중소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액은 67억달러로 397억달러인 전체 수주액 대비 16.8%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는 전체 591달러 가운데 48억 달러로 해외비중은 8.2%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경쟁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해당 건설사가 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이재헌 한국플랜트학회장



"공사는 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기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별수 없이 비싼 기자재라도 사서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이익률, 마진이 작기 때문에 기업에 부담이 오는 것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기업에서 자기 돈을 내서 남의 공장을 지어주는 꼴이 될 수도 있는 거다."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철저하게 소외되고 있는 중소건설업체들의 해법으로 매출처 다변화와 성장동력 발굴 등을 꼽습니다.



특히 중대형건설사를 막론하고 저가수주경쟁을 지양하는 경영자의 책임의식도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합니다.



<기자 스탠딩>



해외 건설 사업은 침체돼 가는 건설업계에 새로운 돌파구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저가수주경쟁의 악순환을 끊지 못한다면 높은 해외 수주 실적은 결국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WOW-TV NEWS 임동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