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도체·부품사업을 이끌었던 권오현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됐는데요. 권 부회장이 부품과 세트 부문을 총괄하게 된 만큼, 사업구조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병연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권오현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게 되면서 예상되는 첫 번째 변화는 이재용 사장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란 점입니다.
이는 곧 미래전략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최지성 부회장이 맡았던 역할을 권오현 부회장과 이재용 사장이 나눠서 맡게 된다는 이야깁니다.
이재용 사장이 맡게 될 첫 번째 임무는 끝이 보이지 않는 애플과의 소송전에 종지부를 찍는 것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 년간 애플을 고객사로 모셔온 권오현 부회장이 직접 소송전을 이끌어 가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이 큰 만큼, 이재용 사장이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권오현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게 되면서 예상되는 두 번째 변화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가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올 1분기 현재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4%를 차지하고 있는 인텔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메모리로 분류되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선 인텔이 22.8%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3.7%로 텍사스 인스투르먼트(6.9%), 퀄컴(4.9%), 르네사스(4.3%)에 이어 5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삼성전자 관계자
“올해 당장 9라인, 14라인 전환하고 생산캐퍼가 늘어나고 있잖아요. LSI(시스템반도체)가 성장을 더 많이 할 것 같아요.”
삼성전자의 올해 시스템반도체 투자 규모는 8조원으로 지난해의 두 배에 육박하고 있고,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세트부문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TV와 휴대폰에 이어 글로벌 시장을 석권할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이야깁니다.
최근 이건희 회장이 카메라 사업을 글로벌 3위권 내에 진입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권오현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삼성전자의 중장기 경영전략은 오는 25일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WOW-TV NEWS 박병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