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킨게임”, 28~29일 유로 정상회담에서 윤곽 잡힌다
제임스 딘이 주연했던 “이유 없는 반항”에서 제임스딘은 영화 속에서 동급생 친구 “버즈”와 훔친 차를 가지고 절벽을 질주한다.
용기가 없는 사람이 먼저 뛰어내리게 되고 나중까지 남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소위 “치킨게임”에서 제임스딘은 먼저 자동차에서 빠져 나오지만 친구 버즈는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만다.
영화에서의 치킨게임이 유럽에서 재연되고 있었다.
독일이 목숨을 걸고 바라는 것은 재정통합의 절차였다.
스페인은 구제금융이 아닌 EU 금융기관의 先지원을 요구했다.
유로존의 붕괴라고 하는 절벽에서 독일이 먼저 뛰어내릴 지 혹은 스페인이 먼저 뛰어내릴 지를 두고 서로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었다.
지난주 독일은 “스페인이 부족한 돈을 어디에서 구해와야 하는지 자신들이 분명하게 알고 있다.”면서 먼저 백기를 들지 않는다면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는 발언을 쏟아내었고 그 때문에 유럽 증시는 물론 독일 스스로도 10여 일간 16%나 급락하는 등 시장은 급속도로 냉각되었다.
팽팽하게 맞서던 이들을 중재하기 위해 G7 회의가 열리기도 했었지만 별 도움이 없이 끝나버렸고, 이어 EU 집행위에서는 향후 부실은행의 구제에 혈세를 투입하는 일을 차단하기 위해 소위 “해결기금”을 은행이 스스로 납부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이는 유로존이 지향하는 실질적인 <은행동맹>으로 가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그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독일을 좀 더 유연한 자세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었다.
스페인 역시 구제금융의 딱지를 붙이는 것은 스페인의 신용등급의 강등과 더불어 체면을 구길 뿐 아니라 여러 가지의 부정적 요인들이 더 많아진다.
그래서 스페인에서는 끊임없이 구제금융은 필요치 않고 단지 EU의 여러 금융기관을 통해 약간의 자금만 지원해주기를 촉구했었는데...
EU 집행위에서는 스페인의 체면을 구기지 않는 방안이 강구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그래서 목요일 새벽 유럽 증시는 다행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아직 독일의 입장이 완전하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스페인에 대한 금융지원에 구제금융이 아닌 다른 아이디어가 적용될 가능성은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프랑스 등은 ESM이 스페인의 은행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유는 다른 조건들을 새롭게 만들 경우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스페인 은행지원기금(FROB)에 직접 EFSF가 지원하는 방안도 진중하게 논의 중이다.
오는 28~29일 유로 정상회담에서는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야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이런 방안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영화에서처럼 <버즈>가 뛰어내리지 못해 절벽으로 떨어지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글. 박문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03470 target=_blank>동양증권 강남프라임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