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충격이 커서 우울증 되기 쉬워"

입력 2012-06-04 17:00
국내 연구진이 어릴 적 정신적 충격(트라우마)을 받으면 성인이 된 후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은 4일 이동수·전홍진(정신건강의학과)·강은숙(진단검사의학과) 교수팀이 미 하버드의대 MGH병원 미셜런 교수팀(정신과)과 공동연구한 결과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은 뇌신경 손상을 치료하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rain-derivated neurotrophic factor, BDNF) 세포이용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어린 시절 사고나 폭행, 방임, 성적 학대 등이 성인기 우울증 발병과 연결된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지만 생리학적 원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연구지(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Impact Factor 3.827) 최근호에 발표됐습니다.



연구진은 우울증 환자 105명과 정상인 50명을 대상으로 뇌유래신경양양인자(BDNF)의 혈중농도를 검사한 뒤 트라우마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은 BDNF가 인체에서 정상적으로 대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교수팀은 "트라우마가 깊은 사람은 혈소판 내에서는 BDNF의 농도는 높았지만 실제 혈액 내에서의 BDNF 농도는 낮았다"며 "BDNF가 세포내에서 외부로 이동하는 경로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혈소판과 혈액 사이의 BDNF 농도 차이는 어릴 때 학대를 받은 경험이 많거나 충격이 클수록 더욱 두드러진다"고 덧붙였습니다.



BDNF는 뇌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로 우울증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다. 교수팀은 성적학대를 경험한 우울증 환자가 혈소판 내 BDNF수치가 93.2pg/106platelets로 가장 높았지만 혈중 농도는 374.4pg/ml으로 낮아 BNNF 활용 능력이 가장 떨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지속적 폭행을 당한 경우가 뒤를 이었고 생명을 위협받을 정도의 사고(교통사고 등), 폭언이나 방임과 같은 정서적 학대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전홍진 교수는 "난치성 우울증의 원인이 BDNF의 세포내 이용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밝혀냄으로써 우울증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어린이들이 겪은 힘든 정신적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지 않도록 부모와 사회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