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계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쓴 소리를 담은 보도자료를 내놓으려다 돌연 연기했습니다.
‘공정위는 시장경쟁 촉진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라’라는 제목의 자료인데, 전경련을 중심으로 한 재계와 공정위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김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경련이 당초 발표하려던 자료는 공정거래 관련 전문가 30여명을 대상으로 '공정위 업무 인식도'를 조사한 일종의 설문자룝니다.
이 자료에는 “경쟁촉진과 소비자 권리에 힘써야 할 공정위가 물가잡기나 동반성장 등에 집중하는 것은 기관 본연의 역할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전화인터뷰> 전경련 관계자
“민감한 문제라... 나오고 난 다음에 얘기하는게..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공정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 때리기 분위기가 최근 더 강해지자 재계가 자신들의 입장을 조금은 강한 어조로 피력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전문가 집단 수가 너무 적은데다 주제마저 민감해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내부 의견에 자료배포가 유보됐습니다.
<전화 인터뷰> 전경련 관계자
“자료가 조금 부족했다. 이왕 깔꺼면 조심해서 확실하게....”
공정위는 전경련이 보도자료를 발표하지 않은 만큼 문제삼고 싶지는 않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하지만 공정위는 최근 대기업들에 대한 공세를 전방위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 김동수 위원장은 "추진 중인 각종 정책들을 오는 8월까지 마무리하라"며 더욱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전경련은 자료가 보완되면 잠시 공정위를 향해 보류해던 칼을 과감히 휘두르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무딘 칼을 휘두르려다 다시 칼집에 넣은 행동만으로도 공정위를 자극한게 아닐까 내심 걱정하는 모습입니다.
WOW-TV NEWS 김치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