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환율시장, 1200원 돌파 가능성은?

입력 2012-06-01 15:14
<성공투자 오후증시 1부 - 이슈진단>



외환선물 정경팔 > 달러원의 일중 변동폭을 보면 4월까지는 2원에서 5원 정도에 머물렀지만 5월에는 9원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원인은 국내 은행권 딜러와 수출업체, 또는 국내 은행권과 수입업체들 사이의 포지션이 반대로 엮이다 보니 변동성이 확대된 것이다.



지난 5월 29일 전일 대비 10원 70전이 하락한 날의 상황을 보면 당시 은행권 딜러들은 대외변수 불안을 근거로 달러를 매수하고 있었다. 그런데 월말을 맞이해 수출업체들로부터 네고가 워낙 많이 쏟아지다 보니 이에 당황한 은행권 딜러들이 급하게 손절매를 하면서 환율이 급락한 것이다. 아무리 월말이라 해도 요즘 같은 상황에서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있었다면 아마 업체들이 네고의 양을 줄였을 것이다.



당시의 상황을 보면 그리스의 보수당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글로벌 달러의 강세가 다소 주춤하던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1170원대가 달러원환율 박스권의 상단일 수 있다는 판단을 업체들이 했던 것 같다. 따라서 자신감 있게 고점 매도에 나서면서 은행권과 포지션이 반대로 설정되어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변동성을 유발하는 케이스로는 은행권 딜러들이 당국의 매도개입을 기대하면서 고점 매도 포지션을 설정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막상 기대하던 당국의 매도개입은 나오지 않고 대신 정유사들로부터 강한 결제수요가 나오다 보니 여기에 당황한 은행권 딜러들이 급하게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환율이 급하게 변동했다.



만약 역외 세력들이 달러를 매수하는 상황이었다면 환율의 쏠림 현상을 제어한다는 차원에서 당국이 매도개입에 나섰을 것이나 결제수요는 투기수요가 아니고 실수요이기 때문에 당국이 매도개입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이 적고 따라서 결과적으로 은행권 딜러들과 수입업체들 간 포지션이 반대로 설정되면서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의 매도 포지션이 워낙 크기 때문에 추가 하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이 나오고 있다. 악재의 강도가 크지 않을 때는 크게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스페인이나 그리스의 두 가지 악재가 동시에 반영될 경우에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당연히 열어두면서 시장을 대응해야 한다.



현재 1.23달러 초반대에서부터 1.20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계속 열어둬야 한다. 유로화 급락 시 다른 통화들의 움직임을 보면 엔화는 지금보다 훨씬 강세로 갈 것이다. 엔화와 크로스 거래를 하는 상인들의 위험통화의 경우 약세의 속도가 더 가속화될 수 있다.



달러화 대비 위험통화들의 움직임을 보면 호주달러의 경우 최근 한 달간 6.61% 정도 하락하면서 위험통화들 가운데 가장 큰 약세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위험통화들의 약세를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한 달간 4.68% 약세를 보이는 원화나 3.35% 약세를 보이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링기트, 또는 3.08% 약세를 보이고 있는 싱가포르 달러가 그 뒤를 이어 동반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스페인이나 그리스 각각의 이슈가 1200원까지 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파괴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악재가 동시에 작용할 경우에는 당연히 1200원 돌파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 관련 재료를 살펴보면 스페인의 국채수익률에 반응하는 달러원의 민감도가 작년보다 더 커졌다고 본다.



지난해11월은 스페인 국채수익률이 6%에서 6.7%까지 0.7% 상승하는 동안 달러원은 41원 60전 정도 상승했다. 그런데 금년 들어 스페인 국채수익률이 작년 최고치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달러원은 작년 이상의 상승폭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국채수익률이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달러원 역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그동안 그리스의 여론조사 결과가 시장의 방향키 역할을 했다. 얼마 전까지 보수당이 앞선다는 조사결과가 있었지만 그때도 상대당을 압도적으로 앞서지는 않았고 가장 최근의 조사결과를 보면 다시 급진 좌파의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다. 따라서 2차 총선이 치러진다 해도 구제금융을 지지하는 연립정부 구성의 가능성은 상당히 불투명할 것이다.



17일 선거가 끝난 이후 28일에 유럽정상회담이 열리는데 그 기간 동안 그리스와 트로이카 사이의 물밑 회담이 향후 유로존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생각된다. 설사 긍정적인 결과로 끝난다 하더라도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불확실성 때문에 시장의 변동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 스페인의 악재까지 더해진다면 1200원이 넘을 가능성은 충분히 바라볼 수 있다.



지난해 9월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당시 당국의 매도개입과 외국인들의 원화 채권 매수 때문에 종가 기준으로 달러원이 1200원을 넘지는 못했다. 1194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전날 밤에 유럽 역외시장의 동향을 보면 1240원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 따라서 이번 달 환율의 상단을 1230원까지 보고 있다.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5월에는 환율이 급등하고 6월에는 다소 진정이 되면서 7월 들어 더 안정되는 패턴을 보였다. 그러나 금년에는 이 패턴이 달라질 수도 있다. 또 5월보다 6월에 환율의 고점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ECB는) 그리스 선거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에서는 그 어떤 형태라도 의미 있고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 선거 이후, 그것도 최악의 상황에 도달한 이후 사후약방문의 형태로 대책이 나올 것이다. 때문에 유럽중앙은행 역할로 인해 환율의 상승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설사 대책을 내놓는다 해도 그 카드는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다. 최근 스페인 정부가 요청한 방키아 은행을 지원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유럽중앙은행이 회원국 정부에 직접적으로 지원할 수 없다는 유럽연합의 조약 때문에 지원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다시 3차 장기유동성 공급조치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최근 두 차례의 공급조치를 취하는 동안 유럽 은행권의 담보가 거의 소진됐다. 따라서 추가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담보기준을 더 완화해야 하는데 이 경우 유럽중앙은행이 신용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부담이 있다.



또 시장이 가장 기대하는 것 중 하나는 유럽중앙은행이 국채시장에서 대규모로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유럽중앙은행이 매입하는 것은 선순위채 대우를 받게 되지만 민간 투자자들이 매입하는 것은 후순위채 대우를 받게 되기 때문에 민간 투자자들이 국채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꺼릴 가능성이 있고 그만큼 국채시장의 조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유럽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여러 정황상 어떤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만약 최악의 상황이 닥친다면 어떤 결정이든 내리겠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에는 주식이 올랐는데도 원화가 그만큼 강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한 상황을 위험통화가 위험자산의 반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표현한다. 이는 아직 겉으로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안전자산 선호요인이나 위험자산의 조정요인이 외환시장에서 먼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24일과 25일에는 코스피와 달러원이 동시에 상승했다. 그런데 위험통화가 위험자산의 반등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경우다. 이때는 이어지는 뉴욕증시가 모두 약세를 보이거나 혼조세로 마감했다. 즉 이어지는 뉴욕증시의 방향성이 서울 외환시장에서 선행적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더 예를 살펴보자. 5월 중 다우지수가 1% 이상 급등한 경우가 두 차례 있었다. 통상 다우지수가 급등하면 이어지는 서울증시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게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22일처럼 유로화가 함께 강세를 보일 때는 이어지는 코스피 역시 강세를 보이지만 29일처럼 유로화가 뉴욕증시의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할 때는 이어지는 서울증시가 약세를 보인다.



따라서 단순히 뉴욕증시의 반등을 근거로 이어지는 서울증시의 반등을 전망하면 그 전망의 신뢰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외환시장의 반응을 반드시 함께 참조하면서 아직 시장에 드러나지 않은 조정요인이 숨어있지 않은지 확인한 후 증시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 좋겠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늘 저녁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표인 월간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전달보다는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 고용지표 호조가 유로존의 악재를 상쇄시킬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시장이 쉬어가면서 위험자산과 위험통화들을 저가매수 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할 것이다.



6일에는 유럽중앙은행의 정책회의가 열린다. 불안심리를 가라앉히기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할지 여부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만약 금리인하가 단행된다면 단기적으로 유로화는 약세를 지속할 것이다. 나머지 위험통화들은 증시 반등과 함께 동반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8일에는 중국의 산업생산과 인플레이션, 도매판매 등이 발표된다. 유로존 재정위기에 지친 세계경제가 기댈 구석이 조금이라도 있을지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17일에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리스 2차 총선이 치러진다. 총선 다음 날인 18일과 19일에는 G20 정상회담에서 유로존 위기 해결책을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19일과 20일에는 미 연준의 FOMC 회의가 열리고 28일과 29일에는 유럽 정상회담이 열린다. 과연 유로존 위기 해결책의 화룡점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30원까지 가능성이 있다. 앞서 언급한 스페인과 그리스의 악재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달 말까지 유럽 정상들이 어떤 대책을 내놓는지가 또 다른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유럽에서 네 번째로 큰 경제권인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그에 대한 대안이 있느냐의 문제, 그리스의 급진 좌파가 연립정부를 구성할 경우 협상 카드는 과연 무엇인가의 문제, 또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시 비상 계획은 과연 있는지에 대해 시장이 만족할 만한 대책을 유로 정상들이 준비한다면 1160원까지도 하락이 가능할 것이다. 만약 이런 준비가 시장의 기대에 크게 미흡하다면 6월 말에도 1200원 수준에서 7월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