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로존 상황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며 앞으로의 경제예측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경제수장 세명의 경기진단도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성경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지난해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 즉 상반기에 바닥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유럽발 대형 악재가 현실화됐고 박 장관은 한발 물러섰습니다.
<인터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5. 22 세계경제금융컨퍼런스)>
"아직 크게 우리가 예측했던 경로에서 벗어날 것 같지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워낙 유로존 위기 등 변동성이 심해서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시각은 박 장관 보다 더 낙관적이었습니다.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은 예전만 못하겠지만 내수가 좋아져 생각 보다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최근 절벽효과라는 난해한 단어를 언급했습니다.
<인터뷰: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5. 23 경제동향간담회)>
"경제의 익스펙테이션(기대심리)이라든지 레이팅(신용평가)의 영향이 압도하는 클리프 이펙트(절벽효과)가 크지 않나 생각됩니다. 우리의 경우 한번 떨어지면 절벽 떨어지듯"
절벽효과는 하나의 개별 사건이 경제 전반에 파급되며 실물경제에 선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현상입니다.
최근 유로존 문제가 금융불안을 야기하고 금융불안이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박재완 장관의 시각은 낙관적 중립에서 중립으로, 김중수 총재의 시각은 낙관론에서 중립으로 이동하는 모양새입니다.
반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비관론으로 일관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말부터 올해 경제가 상상하는 것 보다 어려울 것이며 비바람을 넘어 폭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최근 그리스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도 여전히 회의적입니다.
<인터뷰: 김석동 금융위원장(5.18 세계경제연구원 컨퍼런스)>
(기자질문) "앞으로 유럽 상황이 더 악화될 걸로 보십니까?"
(답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경제수장들의 시각차는 각자의 포지션, 즉 업무영역 때문에 생긴 측면이 있습니다.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대외신인도를 감안해야 하는 기획재정부 장관은 매사에 신중할 수밖에 없고, 금융불안을 통제해야 하는 금융위원장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입장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MB 정부 초기부터 요직을 두루 거친 박 장관과 김 총재가 정권의 성공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면, 정권말기에 중용된 김 위원장은 정치적인 해석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지금의 경제상황은 상저하고나 내수회복 같은 낙관론 보다는 대외악재에 시달리는 비관론이 더 설득력 있다는 평가입니다.
WOW-TV NEWS 이성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