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2부-마켓리더 특급전략>
한화증권 최석원 > 아직까지는 전망이 어렵다. 단기적으로 협상상대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번 EU 정상회담이 밋밋한 결과를 낼 수밖에 없었던 것도 결국 누군가 결정이 돼서 상대방의 입장이 분명해져야 EU 정상들도 그에 맞춘 대응전략을 세울 텐데 그런 부분들을 내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6월 17일 그리스 총선 전까지는 그러한 현상들이 계속 반복될 것이다.
단지 확인된 것은 유로본드 등 독일이 굉장히 큰 부담을 해야 되는 방안조차도 상당한 정도의 가능성을 가지고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결국 이 문제는 유로지역에서 돈이 있는 독일과 ECB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 같다. 그리스에 어떤 결과가 나타나든 EU 정상이나 G8 정상들은 유로에서 그리스가 탈퇴하는 것보다는 잔존하는 상태로 협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분명히 최근 며칠 간은 위험이 커지는 느낌이다. 주식시장은 안정되어 있지만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요동친다는 이야기는 달러를 조달하는 시장에서 달러를 구하기 조금씩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추해보면 주식시장은 이미 많이 빠져서 어느 정도 대기매수세가 들어오고 있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유럽은행들의 디레버리징이 조금씩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와는 조금 다른 패턴을 가질 생각하고 아직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과거에 보면 주변국이었다. 주변국의 환율은 올해 3월부터 상당히 큰 폭으로 절하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지금 그런 모습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결국 리스크가 발생한 초기단계를 지나 중기쯤 되었을 때야 우리나라가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다시 리스크 프리미엄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어떻게든 우리나라 자산에 대한 매력도가 부각될 수 있다. 6월 중순까지는 환율도 1200원까지 상승을 열어둬야 하지만 그 이후에는 연말까지 1150원 밑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일단 유럽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거기서 극진좌파연합이 정권을 잡고 협상에서 상당히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 일시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과거를 보면 그런 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대단히 오랫동안 큰 형태로 진행되는 아주 독특한 경우를 제외하면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에서 주가는 항상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밸류에이션 수준이란 결국 앞으로 우리가 벌어들일 이익에 대비해, 또는 향후 12개월 정도 앞서 봤을 때 자산가치에 비해 지금 주가수준일 것이다. 이런 부분들은 과거 반등했던 시장 수준까지 다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결국 여기서 하방 경직성이 강하게 형성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리스크 프리미엄이 설사 커진다 해도 과거 나타난 부분은 재차 오르는 상황이다.
변수를 살펴보면 그리스 문제는 약간 부정적인 부분이다. 반면 생각할 것이 있다. 그리스 문제가 정말 문제시될 경우 유럽이나 미국, 중국 모두에 상당한 정도의 정책적 지원들이 나타날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심리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겠지만 유동성 공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3분기는 어떤 방향으로 보더라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반면 내년을 앞두고 제일 큰 문제는 미국 재정지출 축소다. 그 부분에 대한 논의과정은 연말에 다시 지켜봐야 한다.
이런 장을 보고 깡통차기라는 표현을 쓴다. 자꾸 여러 가지 대응방안이 나올만 할 때는 주가가 올라갔다가 반면 리스크 요인이 불거질 때는 떨어진다. 이것은 6월 17일까지는 불가피하게 계속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 이후의 과정이 상당히 불투명하지만 두 가지 패턴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유로존 잔존, 금융구제 지원, 긴축이라는 3박자가 기존의 모습대로 흘러가는 경우와 그렇지 못할 경우다. 아마 제대로 흘러가는 경우에는 주가가 그때부터 오르기 시작할 것이다.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 일시적으로 주가의 혼란은 있을 것이다.
다만 밸류에이션 매력이 이미 높기 때문에 떨어질 시점이 온다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떨어질 것이다. 예를 들면 1~2주 만에 다시 현재 수준까지 복귀할 것으로 본다. 그래서 6월 시장은 상당히 조심스럽게 살펴봐야 되겠지만 어쨌든 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에서는 그 수준의 가격대, 그 시점의 가격대에서 매수 대응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