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외신캐스터 > 미국의 마감 브리핑을 보면 일희일비가 들어있다. 하나는 미 증시가 막판에 회복되면서 거의 상승권까지 쭉 올라간 상황이다. 다우지수만 약간 하락 마감이다. 다우지수도 10분만 시간이 더 있었다면 상승 마감에 성공했을 것이다. 막판 반전 드라마에 보합권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 구간에 대해 제목을 이렇게 달아 놨다. 오늘 미 증시는 장중 어제 우리나라처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와 EU 긴급회담을 앞둔 불안감 때문에 깊은 낙폭을 기록했다가 장 마감 1시간 앞두고 급등한 상황이다.
눈에 띄는 것은 장중 하락세를 주도했던 금융, 원자재, 소비업종 등 경기에 민감하면서 낙폭과대주 중심으로 장 후반의 반등을 적극적으로 이끌었다는 내용이다. 개별 이슈로는 델 컴퓨터가 나와 있다. 우려했던 대로 PC판매가 뚜렷한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실적부진을 면치 못한데다 대규모 감원까지 발표했다. 델 컴퓨터는 물론이고 PC 관련주가 함께 급락했다.
그리고 어제에 이어 주택지표가 나왔는데 신규주택판매가 예상을 넘어서는 호재를 보였지만 어제와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호재로서의 영향력은 외면당한 하루였다는 설명이다. 지표가 올라오니까 QE3 가능성이 없어질까봐 이것을 애써 무시한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시장의 투심이 안 좋으니 내부상황에 집중을 못한 것일 수 있다.
오늘도 미 증시 막판 반등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뉴스가 있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마리오 몬티 총리와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이 유로본드 발행에 뜻을 같이 했다. 미 증시의 분위기를 마지막에 반전시킨 이슈가 이것이다. 오늘 유로존 긴급 정상회담 관련 내용들이 속속 아주 조심스럽게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마리오 몬티 총리와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이 유로본드 발행 및 유로존 성장 강화 수단을 마련하는데 있어 양국이 적극 공조키로 전격 합의했다는 자막과 함께 내용이 전해지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힘을 합쳤다는 내용이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두 정상은 유럽연합 내의 다른 국가들도 6월 EU 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해야 된다며 자신들의 움직임에 동참할 것을 은근히 압박했다.
하지만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다른 입장이다. 여전히 유로본드 발행은 유로존 성장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유로존의 부채가 연대보증 식으로 서로 묶이는 것을 금지하는 설립 초기 일부 규정에 위반한다고 역설했다.
EU 특별 정상회담 전에 이런 소식이 있었다. 이번에는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이 정상회담 전에 개별적으로 스페인 총리를 만났다. 이 내용은 EU 긴급 정상회담 바로 전에 보도된 내용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이다. 올랑드 대통령이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개별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유로존 금융시장을 위해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는 내용이다. 유로존 회원국들 사이에서도 우리나라 여당의 대권 구도처럼 독일과 비독계로 편이 갈리는 것이다.
일단 이것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이 손을 잡은 분위기이고 1대 다의 게임으로 보기에는 독일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논점은 성장강화이지만 결국 부채를 더 늘려서 유동성을 확보하는 유로본드가 관건이 될 것이다.
여기에 대해 시장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자. UBS의 의견이다. 지금 사람들은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이 유로존 내의 성장강화를 주장하는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부채가 많으니 긴축도 해야 되는데 하기는 싫은 그룹을 위시해서 주도권을 프랑스가 잡느냐, 아니면 독일이 계속 리더의 역할을 유지할 것인지를 빨리 확인하고 싶어한다. 이것이 바로 월가 트레이더들이 EU 긴급 정상회담 결과를 앞두고 시장에서 한발 발을 뺀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프랑스와 독일 간 승부가 완전히 나기 전에는 이들이 100% 시장에 복귀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뉴스가 월가에 전해진 직후 미 증시 막판에 반등시도가 일부 성공하기는 했지만 경계론은 여전한 상황이다.
블랙베이 그룹의 의견을 보자. 오늘 미 증시 막판 반등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 당시 시장은 거의 장 마감이고 오늘 여러 가지로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특별한 확신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거래량 부진이었기 때문에 큰 폭의 반등이 가능했다는 이야기를 했고 이후 미 선물지수가 다시 내려앉는다 해도 크게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미 선물지수를 보자. S&P 선물지수는 0.1% 소폭, 1.3포인트 다시 반납한 1314포인트 기록중이다. 대신 마감 후 HP의 실적 호조가 나왔기 때문에 나스닥 선물은 HP 효과로 인해 약간 반전됐다. 1포인트 올라선 2542선을 현재 기록중이다.
또다른 전문가 의견을 보자. 키프라이빗 뱅크에서 이야기했다. 유로존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악재라면서 지난해 이맘때처럼 미 경제지표는 최근 다시 올라오고 있는데다가 이머징 마켓도 지난해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결국 유럽문제는 ECB라는 처방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시 유로존 은행들의 지원이 가능한 상황이다. 큰 걱정은 말라, 지난해의 트라우마를 떠올릴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다.
우리 시장 개장을 31분여 앞둔 상황에서 MSCI 한국지수를 보자. 미 증시 하락폭보다 조금 크다. 일중흐름은 막판에 반등시도가 있었지만 어제 우리나라 조금 빠진 것을 다운 그레이드한 정황이 보여진다.
어제 이 시간에 그리스 전 총리 파파데모스가 그리스 유로존 탈퇴 준비를 고려중이라고 언급한 소식이 있어 이것을 정치적인 발언, 엄포용이라고 했다. 그런데 시장은 이것에 빌미를 주면서 선물매도와 풋옵션에 자금이 실리면서 외국인 프로그램 매도까지 이어졌다. 결국 이런 정황 이후에 파파데모스 전 총리가 월스트리트 저널에 나와 내가 이야기한 것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우리 시장은 다 빠진 뒤였다.
외신 캐스터로서 시장을 선동할 만한 자극적인 소식 위주로 해야 되는지 논리가 담긴 이슈를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오늘 우리 증시 외국인은 오늘도 호의적인 포지션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