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방은행이 사는 법

입력 2012-05-16 20:13
수정 2012-05-16 20:13
하춘수 대구은행장의 주말은 항상 바쁘다.



거래처 사장들 결혼식도 챙겨야 하고 거래처를 늘리기 위해 골프도 쳐야 한다. 평일도 마찬가지다. 하루에 2~3군데 상갓집을 찾는 날이면 어디를 다녀온 지 헛갈릴 정도다.



하 행장은 이렇게 말한다. "대형 시중은행장들은 나처럼 못한다. 은행장 한번 만나기도 힘들다. 하지만 지방은행은 다르다. 나는 지금도 거래처 사장들이 부르면 밤이라도 달려 나간다."



하춘수 행장의 영어 이니셜은 HCS. 하 행장은 '하이 CS!'라고 직원들과 인사한다고 한다. CS는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의 약자다. 행장실 간판도 CS실로 바꿔달았다고 한다.



4대 대형은행이 70%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 금융시장에서 지방은행들은 살기가 버겁다. 대형 은행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혜택은 사라지고 책임만 남아있다.



지방은행장들은 모일 때마다 시중은행들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국에 푸념을 늘어논다고 한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금융당국하고 밥만 먹으면 하던 소리"란다.



이런 지방은행들이지만 대형 시중은행들보다 탄탄하다. 대구은행은 IMF 때도 공적자금 한 푼 받지 않았다. 사회공헌에도 더 적극적이고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많은 일들을 한다. 고객들과 밀착된 영업을 하다 보니 대형은행들에 비해 민원도 적다.



대형은행들은 먹거리를 찾아 지방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동안 지역을 지키며 지역 중소기업들의 젖줄 역할을 해 온 지방은행들은 속이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