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의 직접 주식투자수익률은 연평균 -5.2%였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투자수익률은 연평균 -6.1%였고, 손실을 입은 기관투자자들은 전체의 3/4이 넘는 80.2%에 달했다. 개인투자자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실적이었다. 2010년 투자수익률이 연평균 +22.4%였고 손실을 입은 비중이 0.8%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인 셈이다.
그렇다면 기관투자자 가운데 증권사의 2011회계연도(2011년4월~2012년3월)의 주식투자 성적표는 어땠을까?
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FY11 증권회사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회계연도 증권사의 주식관련손익은 -2,832억원으로 2010회계연도 +7,421억원과 비교해 1조253억원 감소했다. 감소율은 138%에 달한다. 지난해 4월2일 코스피지수 종가는 2,121.01이었고, 올해 3월말 종가는 2,014.04였다. 작년 8월부터 유로존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코스피지수가 급락했고 9월말에는 1,644.11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롤러코스터 장세였다. 그나마 2011회계연도 4분기인 올해 1~3월 기간동안 지수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주식관련손익이 전분기에 비해 4,836억원 증가하지 않았으면 증권사의 지난해 주식투자 성적표는 참담했을 것이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ELW투자와 관련해 일부 투자자들에게 전용선 등 혜택을 제공하면서 대표이사가 재판에 출두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각종 수수료 부과나 이자수취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하며 '금융소비자 보호'에 인색하다는 질타를 당했다. '나도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불신이 뿌리내린 가운데 증권사들은 본업인 주식투자에서까지 민망한 성적표를 내놨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각 증권사 CEO교체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경제규모에 걸맞는 투자은행(IB) 하나 없는 현실에서 CEO 한 사람 교체한들 개인투자자 앞에서도 고개를 들 수 없는 증권사의 투자실력은 개선될까? 큰 기대를 갖는 투자자는 많아 보이지 않는다. 금융은 '신뢰'를 먹고 사는 산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