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투자 오후증시 2부 - 박문환의 시장돋보기>
동양증권 박문환 > 어제, 오늘 시장이 변하고 있다. 수급에서 흥미로웠던 점이 있다. 외국인들이 전체적으로 어제 1천320억 원 정도 순매도를 했다. 그렇지만 전기전자는 260억 원 정도 매수했고 자동차를 1천590억 정도 투자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기관은 완전히 정반대였다. 전체적으로 610억 정도 순매수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전기전자업종은 240억 원을 매도했고 자동차도 932억을 매도했다. 그러니까 주도주의 조정에 대해 외국인들은 기존의 주도주를 더 사는 모습이었다. 오늘도 사고 있다. 그런데 기관투자자들은 오히려 매도하고 다른 업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화학, 은행 등 장기 소외주들에게 가는 반등이 시작된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는 고민스럽다. 과연 기관을 따라가 소외주 반등에 동참해야 하는지 아니면 외국인들의 선택에 따라 기존의 주도주를 더 주워 모아야 되는지 말이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화학, 소재, 은행이나 중국 관련주에 대해 일부 기관들의 행동에 동참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유는 최근 중국에서는 거래세를 기존 대비 25% 정도 낮추는 방안이 발표됐다. 대개 거래세를 인하하면 증시는 중기적으로 힘을 얻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최근 발표된 PMI 지수 등 제조업지수를 보면 중국의 침체에 대해 우려감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기존의 주도주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에 대한 우려감이 컸던 만큼 일정 부분 키맞추기가 진행될 가능성은 있다. 다만 전체물량을 이동하는 것보다는 안배를 맞추는 차원에서의 포트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겠다.
주로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2%대의 낙폭을 보였다. 문제국들이 많이 하락했다는 것은 그쪽에 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문제는 걸을 만 하면 또 넘어지기를 수십 차례 반복하고 있다. 이것은 구조조정 문제가 있어 쉽게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오늘은 꼬집어 스페인을 예로 들겠다. 어떤 회사의 신용상태를 알고 싶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최근 발행된 채권금리를 보면 알 수 있다. 아무래도 그 회사에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이 그 회사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처럼 금리는 그 회사의 성장률, 미래기대치는 물론이고 리스크에 대한 가치까지 모두 반영되어 있다. 그것은 국가도 마찬가지다. 그 나라의 성장률,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 그리고 리스크 프리미엄이 모두 합쳐져 금리가 결정된다.
만약 적절한 금리보다 낮은 금리가 유지된다면 어떻게 될까. 국민들은 그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시장에 투자하면 안전하게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연준에서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하고자 하는 것도 결국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너무 장기간 지속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당연히 낮은 금리가 횡재였다. 스페인의 신용도에 비해 더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은 힘 안 들이고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모든 땀 흘리지 않는 횡재에는 액운도 늘 함께 한다는 것은 진리다. 스페인의 실패는 바로 이런 점에서 생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신용도가 독일에 비해 낮았지만 독일과 비슷한 조달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었다. 경제여건보다 낮은 금리는 부동산 시장에 버블을 만드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기 시작했다. 현재 스페인 은행들의 부동산 관련 노출도는 무려 3380억 유로에 달한다. 이중 절반 정도가 손실 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페인의 라호이 총리가 이 부실을 어떻게든 제거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데 돈을 찍어낼 수 있는 권한도 없고 재정으로 막을 수조차 없으니 결국 ESM 같은 국제기구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스페인 부채는 현재 7000억 유로 정도에 달한다. 6% 금리를 감안한다면 한해 이자로만 420억 유로가 나가는 셈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루 속히 유로존의 리더들이 나서야만 한다. 성장정책을 풀가동해 재정을 늘리고 부채탕감을 위해 돈의 가치를 찍어 누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스페인의 악재는 이미 충분히 반영되어있기 때문에 지금 언급한 사유로 추가적인 급락을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증시를 힘있게 끌어올리기 위해 메르켈 총리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