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감독기구 개편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내년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성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융감독원은 이번에야말로 정부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이루겠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추효현 금융감독원 노조위원장>
"수장이 분리돼 있지만 그 수장을 모두 관료들이 장악함으로써 금융감독 집행까지 깊숙이 간섭하고 있습니다"
현 정권 들어 두 기관의 수장이 분리되긴 했지만 금융감독원장에 여전히 관료 출신이 낙점됐고, 현재 임원 12명 가운데 절반이 관료이거나 현 정권과 인연이 있는 외부인이라는 것입니다.
이같은 체제로는 금융감독 업무의 중립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로부터 분리된 초기 통합감독원으로 복귀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금감원 일반 직원은 물론 실국장급 간부들도 심정적으로 동조하고 있고, 금감원 출신 퇴직자 모임인 원우회도 최근 초강성 독립파인 김중회 전 부원장을 회장으로 선임하고 막후 지원에 나섰습니다.
이들의 막강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19대 국회와 대통령 선거 이후 인수위를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입니다.
금융위원회의 셈법은 더 복잡합니다.
금융감독원과의 해묵은 감독체계 문제에 더해 기획재정부와의 통합 가능성까지 걸려있기 때문입니다.
기획재정부가 해외금융을 맡고 금융위가 국내금융을 전담하는 지금의 체제로는 효율성과 위기시 대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습니다.
금융위 내부에서도 이같은 지적에 동의하는 시각이 많지만 만일 기획재정부와 통합할 경우 세종시로 내려가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직원들의 저항도 고민이지만 금융시장과 멀어질 경우 시장에 대한 통제권을 금융감독원에 내줄 수 있습니다.
금융위의 위기감은 정권 말기 난데없는 청사 이전 문제로 비화되는 양상입니다.
금융위는 청사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광화문 프레스센터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중이며 이전 시기는 대선을 3개월 앞둔 9월경으로 잡고 있습니다.
WOW-TV NEWS 이성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