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위기에 처한 여성이 112에 두 차례나 신고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지난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으로 불거진 경찰의 수사력이 또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26일 "지난 21일 양산의 한 모텔에서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112에 두 차례 신고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고 조사 결과를 밝혔습니다.
이 여성은 사건 당일 오전 3시 50분께 김해의 한 주점에서 만난 남성 2명과 인근 식당에서 식사 후 집까지 태워주겠다는 남성의 말을 듣고 승용차에 탔습니다. 그러나 이 남성들은 피해 여성을 밀양의 한 모텔로 데려갔습니다.
모텔에 설치된 무인 요금 계산기에 지폐가 들어가지 않자 남성들은 승용차에 다른 지폐를 가지러 갔고, 여성은 그 사이 자신의 지폐를 넣고 객실에 들어가 문을 잠갔습니다.
이어 피해 여성은 휴대전화로 '055-112'에 2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남성들은 "여자 친구가 문을 잠갔다"며 모텔 관계자로부터 비상열쇠를 받아 문을 열고 들어갔고, 경찰에 신고한 사실을 확인한 후 이 여성을 양산의 한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했습니다.
이 여성은 몇 시간 뒤 풀려났고 경찰에 성폭행 피해를 신고했습니다. 가해 남성들은 특수강도 강간 및 감금혐의로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 여성은 "당시 112에 신고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며 발신기록과 '00.00초'라고 찍힌 통화시간을 공개하며 "112로 전화했더니 '친절한~'이란 기계음 멘트가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밀양경찰서 112지령실 근무자는 이날 오전 5시부터 7시까지 112 신고사건이 단 한건도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자체조사 결과 112로 신고하면 밀양·김해중부경찰서는 '112 경찰입니다', 양산경찰서는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란 안내 음성이 나가 피해자 진술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피해여성이 두 차례 신고를 했으나 받지 않았다고 주장함에 따라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112신고 시스템을 추가 분석하는 등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휴대전화 통화시간이 '00:00초'라는 것은 발신은 했지만 수신되지 않은 것으로 신고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