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유럽위기 2년 총체적 점검

입력 2012-04-24 07:34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유럽위기가 본격적으로 발생된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 문제가 되지 않았던 프랑스, 네덜란드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상황이 되는 등 아직도 유럽 악재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2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유럽위기 어떤 상황, 어떤 양상을 띠고 있는지 진단해보고 앞으로를 전망해 보자.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이번 주가 꼭 2년이다. 단일 현안으로 2년 정도 지난 것은 이례적이다. 2년이 지났지만 최근에 보면 네덜란드나 프랑스 등 비교적 괜찮다는 국가들이 어렵기 때문에 초기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더 중압감이 있는 시점이 지금 시점이다.



다만 위기가 2년 동안 지속되는 과정에서 학습효과 때문에 이를 받아들일 때 초기보다 더 리스크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중압감 때문에 증시는 비교적 큰 폭으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유럽위기상황을 점검해보면 통합은 전염경로를 많이 따진다. 피그스 국가에서 지금 네덜란드, 프랑스, 중간지역에 해당된 이탈리아 스페인에 전염되는 상황이다. 또 위기의 성격도 그리스의 재정위기로 비롯됐지만 지금은 은행위기, 금융위기, 실물경제 침체이다. 위기경로 3단계로 실물경제 침체까지 되는 상황이다.



위기의 범위를 보면 그리스, 포르투갈 등 특정 국가의 문제에 유럽통합이 되다 보니 통합 전체의 문제가 되고 마진 콜과 디레버리지 과정에서 다른 국가에 영향을 빚는 글로벌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위기의 극복 주체도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단일국가가 주체였다. 그리스에서 발생했으면 그리스가 위기의 주체였지만 이것이 통합으로 끌다 보니 결국 독일과 프랑스가 핵심역할을 했고 최근에는 프랑스보다는 독일이 최종적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렇게 되다가 금융위기로 번지는 과정에서 유럽은 금융이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금융위기를 최종적으로 맞고 있는 유럽 중앙은행이 지금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위기 국가와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큰 위험이라고 해도 단일국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위기는 극복될 수 있다. 미국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일어난 4년 전을 보면 지금의 유럽위기보다도 큰 위험이다. 그러나 완전히 극복되지는 않았지만 당초 예상보다 빨리 극복된 것은 단일국가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나 중앙은행이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국민들이 위기극복 의지를 보여주면 위기는 극복된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 위기가 발생했을 때 통합이기 때문에 유로만 하더라도 17개 회원국이다. 어떠한 위기극복의 정책대안이 나왔을 때는 회원국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그런 과정에서 마지막에 갈등이 되었을 때 나중의 관계 증진을 위해 희생하는 것보다는 자기의 이익을 챙기기 마련이다. 통합이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잘 될 때는 무한히 잘되는 것 같지만 어려울 때는 사소한 문제도 커진다. 그리스 재정위기는 지금에 비해 그때 당시에는 사소한 문제였는데 이렇게까지 불거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 한 가지는 이러한 인식 때문에 위기에 대응할 때는 자국의 정책 이해나 국민 생각을 하다 보니 통합이라는 원대한 이상을 실현하기 보다는 자국의 국민의 표심을 생각한다. 그리스는 유로존 국가중에서는 가장 작은 규모의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정책 포퓰리즘 대응 때문에 2년 동안 지속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통합이라는 굴레에 있기 때문에 그리스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독일과 프랑스가 최종적으로 책임지지 않겠느냐는 의존심인 모럴 해저드, 도덕적 해이 문제가 지금까지 나타난 사항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위기의 원인에 대한 진단이 잘못되다 보니 가져갈 수 있는 정책도 부적절하게 입안됐다. 시간이 갈수록 좋은 정책이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불도 초기에 그 범위 내에서 꺼야지 걷잡을 수 없는 단계에서는 아무리 물을 넣어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초기의 부적절한 대책에 의해 불길이 확산된 것이 지금의 문제를 발생시켰다.



앵커 > 지난 2년 간 위기 과정에서 유럽중앙은행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결국 유럽중앙은행이 최종적인 책임을 맡고 있고 앞으로 위기극복에 있어 금융위기로 번진 상황을 보면 유럽중앙은행이 IMF와 어떠한 협조관계를 맺어 책임을 맡을 것인지가 중요하다. 사실 유럽중앙은행이 제 역할을 못한 것도 큰 위기를 2년 동안 끌어온 배경이다.



경직된 사고를 가진 사람이 왜 무서울까. 유럽이 위기를 당하는데도 불구하고 트리쉐 총리는 지금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위기극복과 관련이 없다고 했다. 물가안정에 참여하다 보니 지난해 7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금리를 올렸다. 결과적으로 이런 경직된 사고가 위기를 초기에 대응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만든 것이다.



이후 2년 동안 유럽에서 다소 숨통이 트였던 것은 드라기 총재가 들어오고부터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증시가 좋았던 것은 드라기 총재의 위기극복에 우선하는 정책 때문이다. 위기극복을 위해 2차례 금리를 내렸고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2차례에 걸쳐 LTRO 장기대출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 이 덕분에 유럽위기가 다소 진정될 기미를 보였고 국내증권사에서 주식이 다시 2400선 간다고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그 당시의 문제는 유럽 내부적인 문제점을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그런 문제가 최근 네덜란드, 프랑스 문제로 다시 불거지고 있다.



유럽에서 드라기 총재가 오면서부터 1차, 2차 장기대출 프로그램인 LTRO를 진행했다. 1차에 우리돈으로 700조, 2차에 700조를 했다. 시기는 지난해 말과 올해 2월 2차례에 걸쳐 시행했다. 이것이 결국 국내증시에서 연초의 비관적 전망과 달리 주가가 비교적 크게 오르는 배경이 됐다.



지금 네덜란드나 프랑스가 어려운 상태에서 이런 것이 다시 올 것인가? 결국 재원의 확충 문제다. 지금의 유럽중앙은행은 재원의 확충문제가 사실상 어려운 단계다. 회원국 간 추가적인 출자금 문제로 인해 재원을 확충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상태고 유로존 국가중에서는 독일이 좋은 여건을 차지한다. 재정적인 책임에서는 독일이 지금까지 담당해왔지만 자본문제에 있어서도 독일이 담당해줘야 되지만 독일의 입장이 녹록지 않다.



유럽 자체적으로는 자본의 확충에 대해 제3차 LTRO 같은 프로그램으로 국내증시의 유동성 장세가 나올 가능성은 비교적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측면에서는 유럽의 위기가 네덜란드, 프랑스까지 간다면 유럽중앙은행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는 지나가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이번 IMF 연차총회에서 이러한 위기 범위가 글로벌적인 측면에서 번지고 있기 때문에 IMF가 위기가 다른 국가에 전염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방어벽을 만들기 위해 4500억 달러의 위기방지 출자금을 만든 것이고 우리가 150억 출자했다.



이러한 IMF의 적극적 역할과 외환보유고가 많은 중국이나 브라질 같은 브릭스 국가의 재원적 확충이 없으면 유럽 자체적으로 유럽중앙은행이 제3차 LTRO 추진해 국내증시에 자본이 들어와 주가가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은 과거보다 많이 적어진 상태다.



앵커 > 유로존에서 가장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두 곳을 선정하라면 유럽중앙은행과 독일이다. 앞으로 유로존 위기가 어떻게 풀릴 것인가는 독일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현재 독일의 입장은 어떤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독일이 비교적 강경한 태도로 가고 있다. 그동안 독일의 국민 세금을 걷어 그리스를 도왔더니 결국 그리스가 위기극복의 책임을 맡지 않는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제는 독일 입장에서 도울 수 없는 입장이 되는 것이다. 지난 주말 IMF가 베를린 컨센서스를 철회해야 된다는 문제도 이와 관련되어 있다.



독일이 자국의 의지로 가다 보니 결과적으로 지금의 재정정책의 최종적 책임을 맡고 있는 독일이 재정축소, 적자축소, 민간책임을 강조하는 크루그먼 독트린 보다는 하버드 대학 교수의 독트린 입장이다. 소위 긴축을 강조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독일이다.



베를린 컨센서스는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들이 이야기하는 재정적자 축소, 긴축을 강조하는 쪽으로 가다 보니 독일의 문제를 풀기 위해 경기부양을 해야 되는데 적자축소로 간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유로존은 더 어렵게 되는 것이다.



독일의 자국의 의중인 베를린 컨센서스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다 보니 IMF 입장에서는 세계경제, 국제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철회해 달라. 폴 크루먼 방식대로 미국의 입장을 처리해 미국경제가 다소 회복되다 보니 그런 방식을 채택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각도에서 베를린 컨센서스의 철회문제를 가지고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태도로 볼 때 독일은 확고하게 재정에 있어서 더 이상 도와주지 않는다는 입장이 강조되면서 궁극적으로 차제에 그리스와 같이 지원을 해도 도덕적 해이문제가 발생하는 국가는 탈락시킨다는 two-speed 방안, two-track 방안이 독일이 취하는 자세다.



앵커 > 유럽의 위기가 2년이 되어가고 있는 시점이다. 유럽뿐만 아니라 그 여파가 다른 나라에도 옮겨가고 있다. 가장 큰 위기국으로 일본이 점쳐지고 있다. 일본의 디폴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유럽 재정위기 때문에 모든 국가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일본만큼 영향을 받은 국가도 없다.



일본의 노다 총리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푸념 섞인 말을 했다. 나는 정책을 잘 펴는데 유럽위기 때문에 엔화가 강세되다 보니 엔고의 저주에 걸려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통제하지 못하는 외부변수에 때문에 일본경제가 어렵다. 그런데 정작 국민은 엔고의 저주를 위해 그동안 수출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엔고가 되다 보니 노다 정부가 마치 잘못한 것처럼 나를 뭇매를 준다는 식으로 푸념 섞인 인터뷰를 했다.



그 말이 충분히 이해된다. 유럽위기 때문에 반사적 측면에서 엔화가 강세되다 보니 일본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5중고와 5대 함정이다. CDS 금리도 한국보다 높은 상태다. 노다 정부도 조기하야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일본이 차기 위기의 지목지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차기 위기가 일본에서 발생된다고 하기 보다 유럽위기가 계속해서 진전되면 진전될수록 일본의 경제는 시간이 갈수록 더 어려워진다는 이론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 이렇게 하다 보니 일본이 차기 금융위기라고 인용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일본은 국가채무의 약 95~96%가 국민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유럽식 방식에 의해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우리는 대외환경에 의존하고 있다. 자본의 유출입 문제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유럽위기의 진전 여부가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다. 초기 유럽위기가 발생됐을 때는 마진 콜과 디레버리지 때문에 코스피가 1800선 밑으로까지 떨어졌었다.



올해 들어 유럽위기가 다소 진정되고 LTRO 2차에 걸쳐 돈 풀린 것이 주가가 지난해 말 1825에서 2000선을 넘었던 배경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춤췄던 일부 기관들의 예측치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 전형적으로 대외환경에 의존하는 입장에서 보면 외국자본의 유출입에 대해 한국주가의 변동성이 왔다갔다하는 국면이다.



결과적으로 버퍼캐피탈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외환보유고나 제2의 차선을 많이 만들어야 변동성을 축소시킬 수 있다. 경기적 측면에서는 앞으로가 문제다. 지금까지는 금융 섹터이기 때문에 자본의 유출입에 따라 증권시장을 비롯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친 데 대해 유럽위기가 재정위기에서 금융위기, 실물경제 침체가 본격화되다 보니 이제는 경기적 측면에서 그렇다.



우리 경기는 한.EU FTA를 체결해 유럽경기 침체에 따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완충시켜나가는 기대가 있다. 최근 유럽에 대한 수출이 감소하는 것도 그런 측면이다. 지금까지는 자본문제였고 앞으로는 실물경제 침체이기 때문에 우리 수출의 부진 문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