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연 이어 여성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발언을 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삼성그룹 내 해외현장 체험 프로그램인 지역전문가과정 참여자들과 점심 자리에서 여성들의 참여를 확대하라고 지시한데 이어, 오늘은 여성 승진 임직원들과 식사자리에서 여성인력 채용을 더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회장의 여성 인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벌써 20년이나 됩니다.
이 회장이 1992년 신경영을 선언하며 '여성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삼성그룹이 그해 처음으로 여성인력 공채를 실시했으니까요.
지난해 삼성에서는 첫 여성 부사장과 8명의 여성임원이 탄생했습니다. 유리천장(glass ceiling:여성임원 승진제한)이 깨졌다며 언론들이 앞다퉈 보도했죠.
특히 대졸 공채 출신 가운데서도 처음으로 3명이 상무로 승진해 공채 여성임원 시대가 열렸다는 소식은 삼성그룹 내 여직원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공채로 입사해 사원에서 부장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18~21년임을 생각하면, 20년 전 여성 인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이 회장 결심의 산물인 셈입니다.
그렇다며 이건희 회장의 20년을 이어온 여성 중시 발언들을 확인해 볼까요?
"다른 나라는 남자 여자가 합쳐서 뛰고 있는데, 우리는 남자 홀로 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바퀴 하나는 바람이 빠진 채로 자전거 경주를 하는 셈이다. 이는 실로 인적 자원의 국가적 낭비라고 아니 할 수 없다" ('97년, 이건희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여자라는 이유로 채용이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준다면 이에 따라 당사자가 겪게 될 좌절감은 차치하고라도 기업의 기회 손실은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 ('97년, 이건희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요즘 여성들은 옛날 여자들이 아닙니다. 출산하는 것 빼고는 남자와 똑같지 않습니까?" ('02년, 한남동 승지원에서)
"(여성인력 활용을 위해) 10년 후를 보고 사내 어린이집 확대를 검토하라. 그래야, 임직원 사기가 올라간다"
이 회장의 여성 중시 발언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삼성그룹 내 여성인력 채용 비율이 30% 정도까지 올라갔다고 하는데 더 뽑겠다고 하는군요.
올해 말 삼성의 정기인사에는 더 많은 여성 임원이 등장 할 것 같습니다.
집에서 연년생 두 아이를 보고 있는 저희 집사람에게 갑자기 미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