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실적발표 먹구름..실적부진 기업 옥석 가려야"

입력 2012-04-19 09:51
<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외신캐스터 > 미국시장에 우리 증시가 동조하는 널뛰기 장세다. 하루는 마이너스, 하루는 플러스다. 오늘 미국에서 일기예보를 전해주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다. 오늘 우리증시 개장을 앞두고 제목이 주는 느낌은 상당히 사실적이면서도 두려운 마음이다. 어제 실적효과로 미 증시를 견인했던 기술주와 경기민감주가 하루 만에 어제의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하면서 오늘은 어제와 반대로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어제 수치상으로 실적 호조를 발표했지만 실적보고서 상 일부 항목에 우려감이 들 만한 내용이 함께 들어있었던 인텔과 IBM에 대해 투자자들은 오늘을 마침 차익실현의 날로 정하고 이들 대량매도세가 여기에 집중됐다. 이에 따라 이 두 종목이 동시에 들어있는 다우지수가 오늘 3대 지수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의 실적 시즌이 개막하면서 기술업종 관련 실적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기술업종과 우리나라 관련주들의 동조화 비율은 크다. 그래서 인텔 효과, 삼성전자 효과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 가운데 LED 제조사 CREE를 보겠다. 어제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LED 관련 미국의 대장주다. 실적보고서의 헤드라인 넘버는 1분기 실적이 2억 8480만 달러로 주당 8센트를 기록했다.



지난 해보다 매출은 늘었는데 수익은 절반으로 감소했다. 전문가 예상치였던 주당 21센트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로 나타났다. 다름아닌 1회성 비용 증가 때문이라는 핑계가 붙어있다. 요약 재무재표를 보면 마진율이 전년 동기 대비 7% 가량 감소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매출 대비 영업이익의 비중이 9%에서 1.8%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 결과 순이익이 절반 정도로 감소한 상황이다.



LED 관련 우리나라의 비슷한 종목들에 신경이 쓰인다. 그 밑에 또 신경 쓰이는 재료가 있다. 실적보고서를 보면 LED 공급과잉 이야기는 하루 이틀 이야기는 아니지만 재고량이 한 분기 만에 950만 달러 어치에서 1억 9680만 달러 어치로 20배 증가했다. 96영업일 정도의 물량이라고 한다. 3개월 동안 공장을 하나도 안 돌려도 공급될 수 있을만한 재고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고효율의 신제품을 출시해 물량을 확보해 놓은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그것을 고려해도 재고량이 너무 많다.



이런 사실이 과연 우리나라 LED 관련주에도 해당이 될지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CREE의 주가를 보자. 실적이 나왔으니 당연히 주가는 6.5%로 하루 만에 급락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LED 관련주 중 대장주인 서울반도체와 연동해 보았다. 거의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오늘 부담이 예상된다.



다음 기업으로 넘어가자. 퀄컴의 실적도 발표됐다. 퀄컴은 코드분할 다중접속장치다. 스마트폰과 일반 휴대폰, 태블릿PC 등 모든 무선접속 장치에는 퀄컴의 부품이 반드시 들어간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출시 이후 실적이 상당히 많이 늘어났다. 실적보고서를 보면 실적이 계속 늘어나다 보니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해왔다. CEO 성명 내용에는 선진국이든 이머징 마켓이든, 제품이 3G든 4G든 관계없이 무조건 다 퀄컴의 수요는 견조했다.



대신 R&D 비용 지출을 30% 늘렸다고 발표했다. 어쨌든 비용이 늘어났다는 것은 조금 부담이다. 헤드라인 넘버상 이번 분기 역시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 호조와 함께 연이율로 28%, 전분기 대비 매출 6% 증가, 순이익은 연이율로 123%, 분기별로 59%가 늘어났다. 이 정도면 실적 호조로 봐도 되지만 실적발표 후 주가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마감 후 실적 발표했기 때문에 시간 외 거래동향을 보자. 실적 발표를 하자마자 6% 가까이 빠졌다가 약간 반등을 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3.5%대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퀄컴은 모든 사람들이 실적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이베이의 실적보고서다. 역시 오늘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미국 온라인 상거래 대장주 이베이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실적 호조가 나왔다.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5억 7000만 달러 실적과 주당 44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페이팔이라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 매출이 32% 증가한 것이 결정적인 실적호조의 비결이다. 휴대폰에 잭을 꽂아 그대로 카드를 긁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의 보안 시스템을 생각하면 조잡하다고 볼 수 있기는 하지만 이것도 온라인 상거래 매출 증가에 기인한다.



이베이의 시간 외 거래동향을 보자. 6% 가까이 급등하면서 실적 효과를 마감 후 시간 외 거래 동향에서 누리고 있다. 이베이 실적 효과로 같은 전자상거래 관련주들인 아마존, 그루폰 등도 마감 후 함께 동반상승하고 있다. 이래서 오늘 IBM과 인텔과 같은 기술업종 대장주는 오늘 우리 시장에서도 조정을 받을 것이다. 대신 전자상거래 관련주 등의 일부 업종들과 LED는 조심해야 된다. 여러 가지가 엇갈려 있지만 오늘은 어제와 반대의 상황으로 시장에 적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