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때문에 하락한다면 오히려 매수 기회"

입력 2012-04-16 14:04
<성공투자 오후증시 1부 - 박문환의 시장돋보기>



동양증권 박문환 > 22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으로 인해 정작 지금까지 소방수 역할을 해왔던 프랑스가 전면에 나서지 못함으로써 작은 불씨마저 시장에 위협이 되고 있다. 게다가 메르켈 총리마저도 별로 전면에 나서려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은 스페인의 문제가 그만큼 시급을 다투는 일이 아닐 수 있다고 바꿔 생각할 수 있다.



얼마 전 스페인의 라호이 총리가 약속했던 재정적자 감축을 미룰 수 없으니까 5.8%로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선언을 했다. 이에 대해 유로장관 회의에서는 그렇게는 못 하겠다, 5.3%로 줄여보라는 조정안을 제시했었고 라호이 총리는 그러면 헬스케어나 교육, 재정에서 조금 감축을 해보겠다고 했던 정도였다. 크게 문제를 만들 정도의 악재가 불거진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스페인의 평균 차입액이 전월 대비 50%나 늘어난 2천276억 유로로 집계되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특히 대출에서 예치금을 차감한 순차입액을 기준으로 한다면 유로존 전체 63%에 해당하는 돈을 모두 스페인에서 빌렸다는 말이 되고 이 뉴스가 가뜩이나 프랑스의 대선으로 인한 정책부재 시기에 시장 투기세력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게 됐다.



일단 CDS 프리미엄이 500bp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리고 10년물 유통수익률은 6%대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CDS 프리미엄은 거래가 무척 작다. 투기세력들이 시작할 때 항상 이것부터 건드리고 출발한다. 그리고 이것이 모든 위험을 다 표현해 준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유통수익률은 10년물 기준으로 7%가 넘어야 위험수준이 된다. 그러기 전에 ECB는 채권 직매입을 통해 수익률 상승을 막아줄 것으로 생각된다. 또 스페인이 올해 예정된 물량의 절반 이상을 이미 발행했기 때문에 4월 지나면 유통수익률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스페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그리스와는 분명 다르다. 일단 전체 국채의 80%를 국민들이 보유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탈리아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공공부채는 독일에 비해서도 낮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이는 정책적 여력이 남아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두 가지 사실을 놓고 보면 스페인 문제는 신용 이벤트의 문제는 아니고 성장의 문제다. 단지 재정감축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을 해고해야 되는데 스페인의 청년실업률이 50.4%로 이미 절반 이상의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놀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재정을 줄이겠다고 하니 시간이 갈수록 세수감소에 다시 GDP가 줄어들어 약속했던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 문제다.



물론 경기회복이 더 늦어질 경우에 신용이벤트로 전이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약 스페인이 탈선하게 될 경우 유로존에서 어떤 은행이 무사하겠는가. 그래서 사태 해결의 최종적인 키를 쥐고 있는 독일에서 신뢰회복을 위한 적절한 방화벽을 쌓을 것으로 판단한다.



결론은 지금 시장이 스페인 때문에 하락하고 있다면 오히려 매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연준과 ECB 간 무한대 달러 스왑 계약이 이미 체결되어 있어서 금융위기의 재발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고 경기가 위축될 경우 연준의 양적완화 의지도 확고하고 스페인은 유로존에서 4위 경제권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워낙 크다. 대마불사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거 진부한 위기가 다시 시장의 발목을 잡을 위험은 크지 않다. 다만 정치적 이벤트가 시장의 변동성을 부여할 뿐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천천히 비중을 조금 늘려 잡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