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스크, 결국 열쇠는 중국"

입력 2012-04-13 14:13
<성공투자 오후증시 1부 - 김학주의 마켓키워드>



우리자산운용 김학주 > 스페인은 미국 내 유럽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문제가 불거진 것이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됐으니까 아주 공통점이 있다. 사실 리먼 사태 이후 스페인의 부동산 가격이 18%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추가적으로 10% 더 떨어질 것이라고 하니까 문제다.



사실 이런 해법은 미국이 이미 보여줬다. 첫 번째는 민간의 부동산 부실이 은행으로 갈 것이다. 그런데 은행이 그것을 숨기는 것이다. 제대로 평가를 하지 않고 숨기는 것이고 두 번째는 유동성을 가지고 유럽중앙은행 ECB(유럽중앙은행)가 무지하게 푸는 것이다. 부도는 없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스페인도 미국처럼 할 수 있을까. 세계 금융권이 어떻게 보면 스페인한테 물렸다고 봐야 한다. 다른 대안이 없고 그렇게 갈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스페인이 조금 양보를 해 줘야 되는데 자꾸 긴축을 안 하니까 거기서 약간 옥신각신 할 수는 있지만 이것은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니다.



또 하나의 우려는 중국의 경기부양이 생각보다 미진하다는 것이다. 과거 스페인이 살만 하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그리스의 경우 부채를 탕감해주는 헤어컷을 하면 그만이지만 스페인은 그런 규모가 아니다. 국채에 대한 원리금 상환 능력을 보여줘야 된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것의 가정이 무엇이었냐 하면 중국이 어느 정도 부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었는데 중국이 되게 지지부진하니까 부양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국채금리가 올랐던 것이다.



키는 결국 중국이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



미국 애널리스트들이 미국 기업들의 실적을 예측하는데 상반기까지는 안 좋을 것이다. 그런데 하반기와 내년까지는 계속 빠르게 좋아질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무엇과 같느냐면 중국의 경기회복이 그렇게 될 것이라는 것과 똑같다. 그만큼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실적을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일단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보다는 좋은 것 같다. S&P500 중에서도 27개의 기업이 잠정치를 먼저 줬다. 그런데 그 중 85%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8.5% 정도 상회하는 것 같다. 괜찮은 것 같은데 문제는 과연 이것의 지속성이다. 미국의 고용이 좋아지지만 가계소득이 늘지 않는다. 그만큼 고용의 질이 나빠지는 것이다.



지금은 그동안 유럽 부실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이란사태도 터지지 않아 안도하면서 미뤄졌던 소비가 분출되는 것이 있으니까 되지만 그 이후에 이런 것들이 과연 지속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또 중국도 하반기에 그렇게 화끈하게 부양을 해줄 수 있는 것인지, 그래서 정말 미국 기업들이 하반기로 갈수록 더 좋아질 수 있는 것인지 많은 회의점을 갖게 된다.



(중국의 1분기 GPD 발표에 대해) 지금까지의 숫자를 보고 어떻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래서 주가가 오리무중 속에 있다. 두 가지 견해가 중국 부양을 놓고 맞서고 있다. 부양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정치적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전에 보시라이라는 사람은 아주 극단적으로 분배를 강조하는 정책 입안자였다. 그런데 그 사람이 실각했다.



그 이후부터는 분배에서 성장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많이 기대했다. 그런데 그 때를 같이 해서 중국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자금조달 비용 차이가 줄기 시작했다. 그것은 중국의 은행들이 중소기업한테도 돈을 빌려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미래를 좋게 보고 성장으로 갈 것이라고 봤던 것이다. 그래서 약간 낙관적인 부분이 있었다.



또 하나의 긍정적인 부분은 인플레가 잡혔다. 돼지고기 때문에 물가가 굉장히 불편했었는데 지난해 6월부터 중국정부가 양돈농가에 보조금을 줬다. 그래서 돼지를 많이 키웠는데 보통 육류로 나오는 것이 6개월 걸리니까 올해 초부터는 돼지고기 공급이 굉장히 원활하다. 그 두 가지를 들어 부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이야기했다.



반면 반대 쪽의 의견은 중국이 굉장히 에너지 소모적인 성장을 하는 나라인데 에너지가 구조적으로 부족하다.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 그리고 중국은 저성장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나라다. 왜냐하면 계획 경제이니까. 예를 들어 대학 졸업자들이 취업이 안 된다면 직장에 배분을 시키면 된다. 취업이 안 되면 농촌으로 가도 먹고 살만 하다.



이런 식으로 저성장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나라이니 무리 안 할 것이다. 이런 것이 굉장히 첨예하게 부딪히며 증시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과연 이런 것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추세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중국이 무엇인가를 해 줘야 세계 경제가 펀해진다. 지금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은 굉장히 에너지 소모적인 성장을 하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이 낮아져야 한다. 그러려면 에너지 채굴에 조금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 분야에 우리나라 조선업체나 건설업체들이 많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관심이 간다.



그동안 중동 국가들은 원유를 정제하거나 원유를 쪼개서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데 많이 열중했었고 거기서 한국 건설업체를 많이 써줬다. 그래서 우리나라 업체들이 기회를 많이 가졌다. 그런데 최근 중동업체들이 채굴 쪽으로 많이 가는 것 같다.



그것을 업스트림이라고 하는데 자기네들도 그런 시설을 만들어 거기에 한국 건설업체나 조선업체에게 납품을 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 건설이나 조선업체들이 해왔던 다운스트림은 수익성이 좋지 않다. 그런데 고부가 업스트림 쪽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기회가 하나 있다.



특히 중동 국가들도 에너지를 되게 많이 쓴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 가면 중동국가들도 에너지를 수입해야 할 수도 있다. 그동안 경제성이 없다고 했던 심해유전 등을 채굴해야 되고 헤비오일이나 셰일가스를 고도화시켜서라도 빨리 에너지를 마련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고부가 시설을 우리나라 건설이나 조선업체들이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까 건설이나 조선업종의 경우 수세적으로 상당히 많은 모멘텀을 가질 수 있다.



그동안 외국인들 중 자동차를 싫어했던 사람들이 엔화 절하를 가장 우려했다. 지금은 엔화 가치에 대해 되게 민감한 것 같다. 얼마 전에 미국의 고용이 예상보다 안 좋게 나왔다. 비농업취업자수가 원래 예상은 20만 명이었는데 10만 명 밖에 안 나왔다. 3차 양적완화 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러면 달러가 약세로 갈 것이고 그러면 안전자산인 엔화가 강세로 갈 것이며 그것은 한국 자동차한테 유리하다는 쪽으로 다시 오는 것 같다.



달러가 엔화에는 약세로 가기는 하는데 다른 나라 통화, 유로화나 이머징 국가들 통화에서는 굉장히 강세로 간다. 특히 한국은 북한 문제가 있다. 원화에는 더 강세로 가는 것 같다. 환율 면으로 봐서는 좋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일본 정부가 또 들고 나섰다. 우리가 더 이상 엔화 절상은 용인할 수 없다. 못 참겠다고 해서 우리도 양적완화를 하겠다고 가는 것이다. 여기서 옥신각신 하면서 자동차 주가도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



기조를 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자동차들의 원가개선 능력을 볼 필요가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소나타가 출시된 지 3년쯤 지나면 잘 안 팔린다. 그러면 인센티브를 세게 쓰거나 아니면 변형 모델을 만들어 출시를 해야 되는데 지금은 3년 지나도 잘 팔린다. 그러니까 이제 그런 비용을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구조적으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수익성이 개선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차라리 그런 부분을 길게 보고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SK하이닉스가 엘피다 인수를) 진짜 할 것인지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별로 안 좋은 뉴스다. 사실 삼성전자가 엘피다나 대만업체들을 좀 누르기 위해 그동안 반도체 가격을 낮게 유지했다. 그런데 이제는 거의 다 게임이 끝났다고 생각해서 삼성전자도 반도체 가격을 올리려고 했었고 그래서 주가도 올랐다. 그런데 만약 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한다면 삼성전자가 다른 마음을 먹을 수 있다. 그것은 썩 좋은 뉴스는 아닌 것 같다.



사실 스마트폰이 진화될수록 굉장히 고기능화되고 해상도도 높아져야 되니까 그런 것을 서포트하기 위해 대용량의 칩이 들어간다. 그래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맞다. 그리고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이 워낙 미세공정 기술에서 앞서기 때문에 원가경쟁력을 주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익성이 나빴다. 물론 경쟁자들을 압박하느라 그런 것도 있지만 미세공정으로 간다는 이야기는 생산성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며 그만큼 칩이 많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 공급이 늘어 반도체 산업이 레드오션화 되는 부작용을 사람들이 너무 간과하는 것 같다. 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할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반도체 산업은 약간의 악재라도 나오면 흔들릴 수 있는 취약성이 분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