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리트머스 위크…4월 둘째주

입력 2012-04-10 07:33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아시아와 미국증시가 1% 넘는 다소 큰 폭의 약세를 기록한 하루였다. 이번 주가 향후 증시와 관련해 리트머스 위크가 될 것이라는 평이 많다. 리트머스 위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자.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중요한 시험이 있을 때 보통 리트머스 시험이다, 리트머스 테스팅이라는 용어를 쓴다. 증시에서도 이번 주가 향후의 경기나 증시와 관련해 변곡점인 리트머스 위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월가에서 나오고 있다. 리트머스 위크는 그동안 신문지상에서 많이 사용됐지만 향후 주가나 경기와 관련해 최근 언급되어 왔다. 미국의 투자자문사 노던 파트너스의 이코노미스트 애셔 뱅걸로라는 사람이 처음 사용해 국내 매스컴에서 많이 등장하고 있다.



리트머스 시험지가 빨간색으로 변할 때 향후 주가가 계속해서 상승하는 실적 장세다. 그리고 파란색으로 변할 때는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다. 그동안 유동성 장세로 올라갔던 거품이 많이 떨어져서 주가가 떨어질 때 비관론이 나왔다. 닥터 둠이라는 마크 파버가 미국증시가 심각한 조정에 걸릴 것이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같은 시각에서 파란색으로 리트머스가 변할 경우에는 거품이 붕괴된다고 마크 파버 이야기와 입장이 같은 것이다. 아무튼 이번 주가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향후 증시나 경기 관련해서 상당히 중요한 한 주가 되지 않겠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진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여러 가지 사람들에 따라 제각각 의견을 내놓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이 말이 적당할지는 모르겠다. 우리나라 말로 이런 상황을 아리까리 하다고 한다. 아주 적절한 표현 같다. 미국의 경우 실업률은 급락하고 있다. 1년 전 9% 중반이었으나 지난 주말 발표된 실업률은 8.2%까지 떨어졌다. 아주 급락했다. 원래 실업률이 1%p 정도 떨어지려면 미국의 성장률이 최소한 3% 이상 성장해야 된다. 아직까지 3% 성장은 못하고 있다. 이런 것이 많은 혼란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업률은 급락하지만 주간 단기 고용지표들, 예를 들어 신규취업자수나 주간실업수당청구건수 등 위클리 단위의 지표는 오히려 안 좋게 나오는 상황이다. 실업률은 급락하는데 주간지표는 안 좋게 나온다.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경기가 회복되는 건지 아닌 건지 판단에 혼란이 올 수 있다.



실업률 급락 속에 지난주 까지만 해도 미국의 의사록이 발표될 때는 3차 양적완화 정책은 FOMC 의원들조차도 철회해야 된다고 해서 증시에 안 좋은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곧이어 신규취업자수가 안 좋게 나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또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느냐. 상당히 기조가 없고 근거가 없는 것이 최근의 상황이다. 그런 과정에서 정책적으로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주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기업들의 실적이 어려운 가운데 대기업들의 실적은 상당히 좋게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10개 중 3개는 대기업이고 나머지 7개는 중소기업이다. 안 좋게 나온다는 뜻이다. 대기업의 증시에 대한 주도력을 감안해볼 때 낙관적 기조를 이야기할 수 있지만 7개 기업이 절대적으로 안 좋다면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이런 것을 반영해서 이번 주가 사실상 리트머스 주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혹스러운 것은 일본정부도 마찬가지다. 지난 주말 스페인과 프랑스의 국채입찰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오늘 새벽에 끝난 뉴욕 외환시장을 보면 엔달러환율 81엔 대로 다시 엔화가 강세다. 이것이 2월 중순 유럽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타이밍이 맞게끔 해서 1차 디플레 대책이 나온 것을 계기로 엔달러환율이 84엔 대였다. 그래서 일본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다시 81엔 대로 가는 상황이다. 지금 수출기업들이 반짝 좋아졌다고 다시 나빠지고 있는 과정에서 디플레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원래 주가가 안 좋을 때 계속해서 안 좋으면 버틸 수 있지만 주가가 오늘 올라갔다가 내일 떨어지면 아주 실망스럽다. 그것이 주식투자에서는 오히려 모두가 안 좋은 상태에서 지속되는 것은 견딜 수 있지만 오늘 오전에 갔다가 내일 떨어지면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다. 이것이 일본 정부다.



반짝 좋아졌다가 반짝 안 좋아지니까 일본 정부에서는 그동안 좋아졌던 것을 바탕으로 2차 디플레 정책을 노다 정부가 추진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유럽위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UC버클리의 아이젠버그가 이야기한 안전통과의 저주에 다시 걸리는 상황에서 노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2차 디플레 대책을 편들 이 대책이 진짜 엔저로 갈 것이냐의 측면에서는 효과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 노다 정부 입장에서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통합된 나라이기에 남의 나라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세금을 내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리스나 스페인은 남의 나라다. 아무리 통합이라도 막상 걸려있는 문제를 보면 남의 나라다. 독일과 유럽 중앙은행이 뒤늦게 모든 정책적인 여지를 국민들의 저항이 높아질 만큼 썼지만 유럽위기가 어느 정도 고비를 넘기지 않았느냐 해서 유럽 중앙은행의 드라기 총재와 버냉키 의장도 그렇게 평가했기에 그렇게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방송을 통해 유럽 통합의 근본적인 문제점인 재정 통합이 달성되지 못하는 측면과 유로화가 회원국 사이에서 중간자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경제여건이 좋은 국가는 유로화 약세에 따른 이익을 받는 입장이고 그리스의 경우 경제여건에서 고평가된 불이익을 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을 누누이 언급했다.



바로 그 우려했던 재현이 되다 보니까 가져갈 수 있는 정책이 없다. 의욕은 많다. 사실 스페인이나 프랑스 국채입찰이 부진해서 드라기 총재 등이 의욕적으로 풀어가려고 하는데 정상회담이나 임시로 내놓는 대책은 실효성이 있는 대책이 많지 않다. 다 썼기 때문이다.



그런 상태에서 유럽 중앙은행이 자금 사정이 비교적 괜찮은 브릭스 국가를 중심으로 협의를 해 나가는 모습이 앞으로 진행될 절차로 보인다. 지금처럼 자국의 이익을 중시하는 경제 애국주의가 상당히 확산된 상황에서는 국제적 협조가 상당히 어렵고 유럽 중앙은행의 자금 마련이 어려울 것이다. 상당히 회색 지대들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유럽위기 문제 또한 투자자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앵커 > 미국과 일본, 유럽까지 확인했다. 이번에는 중국을 확인해보자. 중국도 이번 주 시장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긴축과 부양 사이에서 고립되어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일전에 중국의 인플레 문제가 어느 정도 잡히다 보니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는 앞으로 중국은 풀릴 일만 남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2년 간의 긴축정책으로 인해 경기 경착륙 우려가 되지만 인플레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오히려 금리가 인상하는 사이에 외국자본이 들어와 부동산 거품이 심해졌다.



이럴 때는 틴버겐의 정리에 따라 경기문제는 금리인하 쪽으로 물가문제는 위안화 평가절상 쪽으로 부동산규제는 규제문제로 풀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증시에서는 플러스 요인과 마이너스 요인이 겸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그렇게 쉽게 가지는 않을 것이다. 바로 그 사항이 이번 주에 전개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중국의 정책과 관련해서 1분기 성장률과 물가지표가 동시에 발표된다. 앞서 발표했던 중국의 물가가 사실상 2년 간의 강력한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인플레 우려가 재현되는 상황이다. 그런 각도에서 이번 주에 발표되는 1분기 중국경제 성장률이 8%대 초반에서 경제가 소프트렌딩과 하드렌딩의 임계선상에 온다.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부양을 해야 되고 물가가 잡히지 않기 때문에 긴축을 해야 되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회색 지대에 있게 되는 것이다. 증시에 좋은 쪽으로, 완화 기조로 간다면 리트머스 색이 우리 입장에서 빨간색이 되는 것이고 물가를 생각해서 다시 한 번 조이면 파란색이 되어 주가는 안 좋은 것이다. 리트머스 한 주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이런 측면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앵커 > 우리 증시도 이번 주 중요한 변수가 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열린다.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파악하기 어렵다. 우리 경기에 바닥론이 있다고 했다. 지표상은 괜찮지만 체감경기는 상당히 안 좋다. 일단 지표상으로는 경기가 고개를 들고 있고 물가는 안정된 상태다. 물가지표가 나오면 통계는 정부가 경기를 파악하기 위해 일단 믿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지표를 발표해놓고 질적으로는 여전히 인플레 우려가 있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입장이다.



지금 상태에서는 금리를 올리겠다는 쪽으로 시장에 비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태에서는 경기 바닥론이니까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 경기가 바닥론에 있는 과정에서 물가지표 안정이 된 부분을 질적인 측면을 들어 여전히 인플레 우려가 있다면 경기 바닥론이 경우에 따라 금리인상의 전형적 입장으로 결론을 낼 수 있는 상태에 이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고용문제도 쉽지 않고 물가도 지표는 안정되어 있지만 사실상 서민의 입장에서 농산물, 휘발유, 전세가격 등 피부에 와닿는 것은 물가지표에 크게 반영되지 못하고 안 좋은 상태이다. 이것은 이중고다. 여기에 3대 신용평가사들이 가장 안 좋은 것으로 가계부채 문제를 꼽고 있다. 이것은 대부분 중하위 계층의 주택담보대출이다. 여기에 금리를 올리면 어떻게 될 것이냐.



사실상 이 대목도 이번에 금통위에서 상당히 고민할 수 있는 사항이다. 물론 대외 여건이 상당히 안 좋을 것이기 때문에 동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하게 금리를 안 올리겠다고 해서 입장을 정하는 것이 좋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물가지표가 안정됐는데 질적으로 안 좋으면 지표가 발표된 것인지 아닌지 혼선만 초래한다. 불확실한 시대에는 정책당국에서 지표를 발표하면 지표의 의미를 정확하게 부여해서 시장에 명쾌한 의미를 주는 것이 시장친화적인 통화원칙이며 국민들을 생각하는 정책이다.



리트머스 한 주이기 때문에 빨간색으로도 변할 수 있고 파란색으로도 변할 수 있다. 빨간색으로 변한다면 지금 주가상승이 높은 상태에서 기대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이 수익률을 충족하기 위해 고수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공식 사모펀드에 해당되는 계모임이 유행할 수 있다. 그런데 파란색으로 갈 때는 방향은 잡히지 않았지만 기존의 입장과는 다르다.



기존의 경제가 좋다고 했던 입장과는 다소 흐트러진다는 각도에서 투자에서 보면 소심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지금까지 투자에서 이익을 했던 부분만 챙기려고 한다. 이것이 드라이파우더 현상이다. 이후 방향성이 결정되지 못할 때는 그동안 투자자의 수익 부분을 현금화시켜서 현금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드라이파우더 현상이다.



지금 각도에서는 비공식 사모펀드, 계모임 같은 것이 유행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드라이파우더 현상을 확보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하이리턴 하이리스크, 로우리턴 로우리스크. 양방향으로 가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쪽으로 가지도 못하고 저쪽으로 가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대부분 중간적인 성격의 미들 리스크, 미들 리던 쪽으로 간다.



예를 들어 ELS나 주식, 채권 성향을 같이 가지고 있는 상품이다. 향후 리트머스 위크가 빨간색으로 가느냐, 파란색으로 가느냐. 확정이 나올 때까지는 그런 쪽으로 투자자가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