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휴대전화 시장의 격변기를 몰고 올 블랙리스트 제도 시행을 앞두고 휴대전화 가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블랙리스트 제도는 기존 휴대전화 식별번호를 등록해야 개통되는 화이트리스트와 달리 제조사가 직접 단말기를 판매하고 소비자가 통신사 요금제를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때문에 휴대전화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휴대전화가 아니면 바로 개통해 쓸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제조사나 일반 유통점이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팔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유통채널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노키아와 같이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휴대전화 단말기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여러 개의 휴대전화에 유심을 꽂아 자유롭게 이용한다든지 100백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스마트폰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팬택 관계자는 블랙리스트제 도입에 대해 "기존에 판매돼온 고가의 스마트폰 가격이 갑자기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지금보다 저렴한 수준의 다양한 휴대전화가 시장에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통신비도 절약됩니다. 기존에는 비싼 요금제와 함께 2~3년 약정을 해야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이런 부담이 해소되면서 10~20% 정도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블랙리스트 제도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제조사들이 휴대전화 판매 주도권을 쥐고 있던 통신사와의 관계를 우려해 통신사가 지금의 관행처럼 자체 유통망을 통해 개통한 휴대전화에만 요금제 할인과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취약한 제조사 유통망은 유명무실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KT는 지난 28일부터 이통사로선 처음으로 유심(범용가입자인증모듈) 없는 단말기(공 단말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판매중인 공 단말기는 갤럭시노트, 갤럭시S2 HD LTE, 옵티머스LTE 태그, 베가LTE M, 아이폰4S 등 5종으로, 출고가보다 5만원 정도 비싸지만 향후 블랙리스트 제도를 의식한 조치로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