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나눈 밀담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2012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에 참가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미-러 정상회담 중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에게 "선거를 앞두고 있어 국방, 무기감축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 깊이 고려하기 어렵다"고 토로하며 "선거가 끝나면 좀 더 유연해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미 공화당 측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미국 국민은 그가 재선 후 어떤 분야에서 유연성을 가질 것인지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유럽에 구축하려는 미사일 방어체제(MD)와 관련해 선거 후 러시아에 양보하려는 속셈을 시사 하는 것이라며 일제히 공격에 나섰습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27일 "내가 이 문제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국방부, 의회와 논의하는 것이고, 민주와 공화 양당의 지지를 받을 때만 가능하다"며 자신이 선거 후 러시아에 양보할 것이라는 관측을 부인했습니다.
백악관은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럽에 미사일방어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다만 오래전부터 상존하는 장애를 감안할 때 이를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