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키티' 분쟁‥영세업체 등 터진다

입력 2012-04-02 17:50
수정 2012-04-02 17:50
<앵커> 유명 캐릭터 '헬로 키티'의 국내 사업권을 보유한 아이시스컨텐츠가 일본 산리오사를 상대로 형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산리오사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인데요.



해당 제품을 만들어오던 제조업체들도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컨텐츠 산업 전반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채주연 기자입니다.



<기자> 아이시스컨텐츠는 지난해 11월, 일본 산리오사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습니다.



아이시스는 헬로키티 캐릭터의 국내 사업권자로, 계약 기간이 1년이나 남아있었지만 산리오사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겁니다.



산리오에 지급해야 하는 배당금을 줄이려고 수익 규모를 속였다는 이유에섭니다.



<인터뷰> 안우진 / 아이시스컨텐츠 대표



"한국 영토 내에서 마스터 라이선시 계약은 당사가 2012년 말까지 가지고 있으며, 법률 상으로 계약 해지는 당연히 절차가 인ㅆ는데도 불구하고 절차를 무시한 만행은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아이시스는 캐릭터 정품 인증용 씰을 산리오사에서 지급받아 제조업체에 판매하는데, 재고 씰이 문제가 됐습니다.



원래는 전년에 쓰던 재고 씰도 폐기하지 않고 소진할 수 있었지만, 산리오사는 2009년 11월부터 소진되지 않은 씰은 전량 폐기하고, 해가 바뀌면 새로운 씰을 발급받으라고 지시했습니다.



아이시스는 관련 지시가 내려오기 전까지 재고를 소진한 것은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인데, 산리오가 딴지를 걸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예를들어 재고 씰 50개를 보유중인 상태에서 제조업체가 100개의 씰을 요청해와 재고분을 제외한 50개만 산리오에 신청했는데, 이것을 두고 이익을 속였다고 주장한단 겁니다.



또한 아이시스는 국내 사업 컨설팅 비용 명분으로 2008년부터 47억원을 산리오에 지출했지만, 컨설팅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안우진 / 아이시스컨텐츠 대표



"사업 초기부터 일본 산리오사의 불공정하고 부당한 거래에 대해 인내하고 개선하고자 노력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더 심한 불공정 거래 요청이 지속됐습니다."



이에 대해 산리오는 아이시스가 본사가 모르는 서브 라이선시 업체를 두고서도 계약사실을 숨겨 로열티를 축소해왔다고 주장합니다.



<전화인터뷰> 산리오코리아 관계자



"제조업체와 계약하고 로열티를 얼마 주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우리한텐 아예 그런 회사 자체가 누락돼 있었고, 그렇게 발견된 회사가 여럿이다. 계약내용 공개했어도 계약서가 이중으로 돼있는 경우가 있었다.



업체와는 6%로 돼있지만 우리에겐 4%로 보고됐다."



서브 라이선시 중소기업들은 올해 사업을 위한 보증금 명목으로 아이시스에 수십억원을 선지급한 상황입니다.



산리오와의 계약이 해지되면서 씰 공급을 못받는 것은 물론, 부도가 난 아이시스로부터 돈도 돌려받지 못하면서 20여개 업체는 이미 휴업에 들어가거나 문을 닫았습니다.



산리오가 정상적인 생산유통을 위해 씰을 직접 공급해주고는 있지만 아이시스는 산리오가 직접 사업에 나서려는 포석이라고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국내 1위 캐릭터를 두고 달아오른 분쟁으로 영세업체만 등이 터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WOW-TV NEWS 채주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