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영화관‥서비스는 '뒷걸음질'

입력 2012-03-20 19:00
수정 2012-03-20 19:00
<앵커> 넓은 스크린과 편안한 좌석,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까지, 요즘 영화관은 날로 진화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매표와 포인트 적립 등 고객들의 편의와 직결된 서비스는 갈수록 뒷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채주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영등포의 한 대형 쇼핑몰.



이곳에 입점한 영화관에는 총 12개의 상영관이 운영되고 있지만 매표창구는 단 세 곳 뿐입니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늘고 온라인 예매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면서 영화관들은 매표창구를 점차 줄여가는 추세입니다.



창구를 줄이는 대신 이렇게 고객이 직접 발권을 할 수 있는 자동화기기를 더 많이 들여놓았지만 여기에선 할인혜택을 받는 데 제한이 있습니다.



문화상품권을 비롯한 각종 할인권으로 복합결제를 하려면 창구를 찾아야만 합니다.



<인터뷰> 영화관람객 (23세)



"무인발권기로는 복합결제가 안 돼서요."



<인터뷰> 성혜진·김규식 (26세)



"직원이 직접 발권해주는 게 훨씬 편해요. 발권기에서는 하나 하나 다 클릭해야 하니까…"



기계가 익숙하지 않은 높은 연령대의 고객들은 무인발권기를 사용하는 것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매표소 규모가 확 줄어든데다 구석으로 밀려난 덕에 심지어 매표소를 찾지 못하는 고객들도 눈에 띕니다.



<인터뷰> 영화관람객 (55세)



"처음 해보는 거에요. 여기 매표소가 없나 봐요. 그래서 처음 해보는 거거든요. (뒤에 매표소 있는데…) 매표소가 있었어요? 매표소를 좀 더 만들면 좋겠어요. 우리같은 사람을 위해서."



특히 세 곳 뿐인 창구에서는 교환과 환불 업무까지 처리하고 있어 관객이 몰리는 주말엔 대기시간이 20~30분에 달합니다.



<전화인터뷰> CJ CGV 홍보담당자



"요즘에는 모바일 발권이나 티켓 판매기를 많이 쓰기 때문에 적정 인력을 배치한 겁니다."



CGV는 지난해 말 선보인 통합 멤버십 서비스도 점포별로 다르게 운영하면서 고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습니다.



서울에 위치한 강동과 군자점의 경우 CJ ONE 포인트 사용은 물론 적립이 불가합니다.



<전화인터뷰> CJ CGV 고객센터



"CJ ONE 포인트는 강동점에서 적립과 사용이 어렵다. 강동지점은 건물 별도의 패밀리 카드라는 게 있다. CGV 위탁점이어서, 직영점이 아니고 별도로 위탁 운영되다 보니까…"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영화관람 포인트 적립 등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지만 정작 이들 점포는 똑같은 CGV 간판을 달고 있어도 직영이 아니기 때문에 포인트를 사용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CGV는 현재 위탁경영 사업자와 CJ ONE 포인트 가맹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서비스가 중단된지 1년이 넘도록 협의는 진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갈수록 진화하는 영화관. 호화로운 외관 가꾸기에만 치중하고, 고객 서비스는 소홀히 관리한다면 진정한 발전은 어려워 보입니다.



WOW-TV NEWS 채주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