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던 불자동차의 급격한 유턴은 매우 부자연스럽다"

입력 2012-03-20 17:04
수정 2012-03-20 17:04
[장용혁의 Moneyball] "질주하던 불자동차의 갑작스러운 유턴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지금은 큰 틀에서의 변화가 생기는지 볼 타이밍이다. 필자는 앞서 작성했던 컬럼을 통해 시장을 끌어 올리는 큰 줄기를 글로벌 유동성으로 제시했고, 그 유동성 중심 줄기가 변하지 않는 한 시장은 견조하다라는 의견을 드렸다.



그러나 최근 시장을 보면 차익실현 매물도 만만치 않은 상황인지라, 과연 상승요인이었던 외국인의 매입기조가 변화없이 지속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타이밍이다.



얼마전 Fed는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지 않는 QE3를 언급했다. 쉽게 말해서 어떻게든 부양책을 써 줄 테니 주식시장은 걱정마라는 의미인 것일까? 이제까지 버냉키 풋(PUT)이 다소간 시장을 부양한 부분도 분명히 있으니 무시 못 할 발언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시장을 추가로 끌어 올릴 힘을 갖고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쉽게 그렇다라고 대답하긴 어려워 진다.



주가는 실적과 벨류에이션의 함수다. 즉 주가가 오르려면 실적이 오르던가, 아니면 벨류에이션을 추가로 줄 수 있는 시장 호조상황이 나와야 한다. 지금 1Q12는 IT를 제외하고 실적기대감이 높지 않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벨류에이션 또한 추가 멀티플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만만친 않다. 즉, 차익실현 압력이 높아질 수 있는 타이밍에서 이제까지 상승 요인이었던 유동성이 계속 먹힐 것이라고 속단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ECB의 드라기 총재는 추후에 3차 LTRO는 없을 것이라고 우회적로 표현 했고, 이번 중국의 전인대 또한 성장보다는 다소 분배의 스탠스에 가까워졌다. 달러의 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감은 변함없다 하더라도 유로와 위안화의 잠재적인 공급물량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이런 타이밍에서 유동성에 대한 절대적인 맹신은 이제 소위 약발이 떨어질 때가 된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감도 든다.



이제 곧 방향성은 결정될 것이다. 박스 상단을 뚫고 오르던가, 아니면 이제까지 빠르게 올랐던 주식시장에서의 속도조절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싸고 만만한 주식은 이미 상당수 올랐다. 시장에서 싸고 만만한 종목의 숫자가 급감했기 때문에 여기서 시장이 더 오른다면 비싸지만 좋은 주식, 더 오를 수 있는 주식을 찾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또 한번 풀린 유동성이 아직 회수 단계에 들어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은 어느 쪽으로든 돈이 몰릴 것이다. 업종별 그리고 종목별 수익률게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소위 말해서 종목장이 될 확률이 높다고 예상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주식투자에 있어서 좋은 환경임에는 틀림없다. 당장 시장이 속도를 조절할지라도 밑으로 강하게 밀릴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글로벌 유동성 증가의 예측에 있어서 진입이 더뎌진다는 예상이지 유출될 것이라고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방향이 애매할수록 큰 틀에서 시장을 보자. 주식과 채권은 약한 역의 관계다. 물론 가끔씩 경기와 유동성이 과한 호조일 땐 동시에 강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주식이 강세일 때는 채권이 다소 약하고, 채권이 강세일 땐 주식이 다소 약한 것이 일반적이다. 시장에 자금이 한정적이라면 돈의 흐름에 의해서 등락이 결정되는 일반적인 결과치 인 것이다.



오늘 컬럼은 아래 두 차트를 보고 아직은 해 볼만 하다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자 한다.







위 두 차트는 이제까지 블랙홀처럼 글로벌 유동성자금을 빨아 들였던 대표적인 두가지 안전자산의 대명사들이다. 보는 것처럼 채권 수익률이 3월 들어 급등하고 있다. 채권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안전자산에 배팅했던 투자자금들이 실제로 빠져 나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분명이 위험자산 시장에 긍정적이다.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동안 별다른 조정도 거치지 않았고, 밀고 들어오던 유동성이 다소 멈칫하는 상황인데다, 중국은 성장 목표치를 7.5%로 낮게 제시했고 엔화마저 우리 kospi에 비우호적인 상황으로 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치고 피곤한 증시가 한번 쉴 수는 있다. 하지만 시장이 급락할 상황은 아닌 것이다.



속도는 현저하게 느려질 수 있겠지만 질주하던 글로벌증시가 갑작스런 유턴을 돌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판단한다. 아직은 강세마인드가 살아있다.



추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찾아오고 있다. 증시의 봄은 다소 빨리 찾아 왔었고 그로 인해 꽃샘추위가 매섭겠지만, 꽃샘추위는 있을지언정 다시 겨울이 오는 것은 아니라는 걸 생각해보면 어떨까한다.



<글. 장용혁 한국투자증권 eFriendAir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