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에 대한 잘못된 '상식'

입력 2012-03-20 11:12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입원 다발생 질병 1위는 치질이었다. 이처럼 치질은 주변에서 흔한 질환이지만 의외로 잘 모르며, 잘못된 상식이나 편견이 많다. 하루학문외과 서인근 원장의 조언을 통해 치질에 대해 알아보았다.



◆ ‘치질’이란 무엇인가?



치질은 2가지 의미로 혼용되고 있다. 넓은 의미의 치질은 항문 및 주변 조직에 생기는 병을 모두 ‘치질’이라고 하며, 치핵, 치열, 치루가 치질에 속한다. 이중에서 가장 흔한 병은 치핵이며, 좁은 의미의 치질은 ‘치핵’을 뜻한다. 대부분의 경우에 치질은 치핵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치질은 항문 내외에 혹같은 덩어리를 이룬 것으로 항문 밖으로 나온 수치질(외치핵)과 속에 있는 암치질(내치핵)로 나뉜다. 흔한 증상은 탈항과 출혈이 있으며, 대변을 보면 치질이 밖으로 빠져나와서 만져지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평소에도 항문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이때 항문이 빠지는듯한 불편감과 통증이 있는 경우도 있고, ‘통증이 전혀 없는’, ‘출혈이 전혀 없는’ 치질도 있다. 또, 간혹 피가 조금 휴지에 묻는 경우도 있으며, 변기에 피가 많이 쏟아지는 경우 등 다양한 증상들이 있다.



1도(1기) 치질은 ‘항문 밖에서는 아무 것도 볼 수 없어서 외견상 정상처럼 보이는 것’이며 내시경 항문직장경으로만 볼 수 있다. 2도(2기)는 대변볼 때 나오고 대변 후 즉시 들어가는 것이며, 3도(3기)는 대변볼 때 나오고 대변 후에도 만져지거나 볼 수 있다. 손으로 밀어 넣으면 항문 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4도(4기)는 평소에도 항문 밖으로 항상 치질이 보이며, 손으로 밀어 넣어도 다 들어가지 않고 남아있다.



◆ 통증이 없고, 출혈도 없으며, 변이 아주 쉽게 나와도 치질인가?



아주 심각한 치질의 경우에도 통증이 없고, 출혈도 없으며 변이 아주 쉽게 나오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 증세가 별로 없어서 아주 심해질 때까지 치료받지 않고 병을 키운 경우이다. 2기 치질부터는 비가역적이다. 즉, 치료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커지는 성향이 있다. 변기에 오래 않아 있거나 설사, 변비가 있거나 음주 후에 또는 피곤하면 치질이 커졌다가 다시 좋아졌다가 다시 커지는 것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커진다. 치질이 커질 때는 주변 정상 부위로 병변이 확대되어 심해지면 항문 360도 전체에 환상 치질이 된다.



◆ 치질은 작을 때와 아주 심할 때, 언제 치료받는 것이 좋은가?



모든 병은 초기에 치료하면 더 쉽다. 1기 치질은 생활습관 변화로 치유될 수 있다. 설사나 변비를 예방하고, 즉 섬유질이 풍부한 현미, 잡곡밥 또는 과일, 야채 등을 충분히 섭취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스트레스 해소에 노력하며, 변기에 오래 앉아있지 않으면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치질수술의 경우도 작을 때는 더 간단하고 심한 경우는 더 복잡하다. 치질의 초기에는 병이 발생 중에 있으므로 심해져야 병이 모두 발병되어 나타나므로 아주 심할 때에 수술해야 재발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이 간혹 있는데, 심할 때에 모두 제거하면 항문이 좁아지는 부작용이 생기기 쉽고, 일부만 제거하면 재발률이 더 높아지는데, 치질을 모두 제거하고도 항문이 좁아지지 않게 하려면 더 높은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고 수술도 더 복잡해진다.



서인근 원장은 “증상이 악화돼 항문 360도 전체에 환상 치질이 된 경우의 치질수술은 항문이 좁아지는 부작용 없이 또 재발되지 않게 모두 제거하고 입원없이 당일 퇴원하여 걸어가게 하려면 수술 시간이 훨씬 더 길고 더 복잡한 수술이 된다”며 “심해지기 전에 치료받는 것이 더 좋으며 이미 심한 환상 치질이 된 경우에는 합병증이나 재발의 걱정 없이 치료받기 원한다면 경험 많은 전문의에게 진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과거 치질 치료는 초기상태가 아니면 며칠 입원하고 통원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치료법이 발전함에 따라 치질수술의 경우 부분마취만으로 수술이 가능해 지면서 입원의 필요성이 없어졌다. 특히, 무입원 수술은 미국에서 이미 공인된 수술 방법으로 미국 하버드 의대 병원에서도 치질수술 후 당일 집에 가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다음날 치료 받으러 나오지 않고 1달 후에 점검을 받는다.



서인근 원장은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치질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증상이 의심된다면 부끄러워 치료를 기피하기 보다는 증상 초기에 전문의를 찾아가 치료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