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꽁시다] 코스닥 초우량 기업의 상장폐지..이유가 '충격'

입력 2012-03-19 15:32
수정 2012-03-19 15:31
2011년 9월 6일. 코스닥 우량 기업 '신텍'의 분식회계설에 대한 조회공시가 나왔다.



이와 동시에 신텍은 분식회계설로 장시작 전 매매 거래가 정지되었다.



전날 종가 1만9천원으로 전체 시가총액 1800억원이 넘었던 신텍은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신텍은 거래정지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삼성중공업이 탐낼 만큼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분식회계설에 대한 조회 공시가 나온 당일 아침에도 신텍은 좋은 회사라며 증권사 추천리포트까지 나왔을 만큼 초우량 기업이었다.



하지만 거래가 정지된 9월 6일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불과 석달 전 '적정' 의견을 밝혔던 삼일회계법인은 신텍에 대한 전면 재감사에 들어갔고 한 달여후 나온 재감사 결과는 충격적이었고 당혹스러웠다.



흑자인 줄로만 알았던 지난 3년 간의 회계장부가 전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신텍측은 재감사가 진행되는 중이던 10월 6일 “수익인식 방법 중 일부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분식회계 사실을 시인했고 얼마 후 삼성중공업의 인수계약은 불발됐다.



◇ "누가 거래소에 분식회계를 제보했나?"



분식회계 제보와 함께 조회공시가 나온 것은 9월 6일 새벽!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8월 25일 주주총회 이후 삼성중공업측 관계자가 신텍의 임원들을 모아놓고 인수후 회사의 문제가 나타난다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했으며 이 자리에서 신텍측 한 임원이 공정율에 따른 회계처리부분을 언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그 소식을 삼일회계법인에 확인하고 삼일측에서도 별도의 임원회의를 통해 삼성중공업측에 그 사실을 인정하고 삼일회계법인이 9월 6일 새벽 거래소에 제보했다"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믿을만한 제보자의 제보로 분식회계를 인지했고 시장의 파장을 고려해 장 개시전 거래를 정지했다"고 밝혀 정황상 삼일회계법인이 거래소에 제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 "분식회계가 맞긴 맞나?"



신택이 상장폐지 까지 이르게된 건 10월 26일 나온 삼일의 재감사 후 나온 정정보고서 때문이다.



재감사후 신텍은 상장이래 꾸준한 흑자기업에서 상장 당시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적자를 낸 기업으로 부실기업으로 추락했다.



삼일이 지금까지 신텍에 대해 평가했던 회계감사보고서가 모두 엉망이었음을 스스로 시인한 셈이다.



하지만 회사측에서는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신텍 관계자는 "분식회계설 이후 이뤄진 삼일회계법인의 재감사는 유례없이 강도가 높았다"며 "업계관례를 인정하지 않는 보수적인 감사를 통해 삼일은 신텍이 2008년부터 꾸준히 적자를 내는 기업으로 바꿔놨다"고 밝혔다.



◇ 하지만 상장폐지 이유는 분식회계가 아니다?



처음 매매거래정지가 된 이유는 분식회계이다.



하지만 삼일회계법인에서 재감사를 했고 재감사 보고서를 냈을 때 그 당시에는 분식회계가 퇴출사유는 아니었다.



증권거래소 한 관계자는 “자본잠식이나 수익성 관련 부분은 아니었어요. 면밀히 살펴보니깐 2008년도에 적자가 난거죠. 그런데 이 회사는 2009년에 상장을 했기 때문에 그 당시는 퇴출 요건이 아니라는 거죠. 2009년도 상장한 입장에서 2008년도에 손실이 발생했으니 결국 상장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분식회계가 아닌 상장신청서류 허위기재로 인해서 실질심사가 들어간 것이다.



◇ 거래정지기간이 6개월? 봐주기인가?



2011년 9월 6일부터 현재까지 거래정지기간이 6개월이 넘는다. 이는 이례적이다.



다른 기업과 달리 거래정지기간이 길었던 이유는 '신텍'이라는 회사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코스닥 기업들은 분식회계나 배임 · 횡령 등이 드러나면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은 껍데기에 불과해 재심사를 하려고 해도 근거가 없었다.



하지만 신텍의 경우 코스닥 시장 소속이지만 분식회계가 발생할 당시만 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정수준 이상이었고 수주잔고가 3000억원 을 넘을 만큼 기업활동의 지속 유지 가능성이 높았다.



따라서 상장위원회는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 기간을 늘리고 공들여 심의를 이어갔다.



특히 한솔그룹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기존 경영진들이 물러나는 등 경영 투명성을 확보했고 인수대금 330억원도 내부자금으로 유보하겠다고 밝혀 3개월의 경영개선 기간을 부여하는데 상당히 설득력 있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듯 신텍의 경우는 예외적인 특별한 사례로 볼 수 있다.



◇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상장위원회.. 과연 투명한가?



상장폐지와 관련된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은 상장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울고 웃는다.



그렇다면 회사의 생사(生死)를 결정하는 상장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는 것일까?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상장위원회는 변호사, 회계사, 학계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데 모두 3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래소 담당임원 1명을 당연직으로 하고 나머지 8명은 위원회 소집 전에 무작위로 선정하여 모두 9명이 실질심사에 들어간다.



증권거래소 한 관계자는 “보다 신중한 결정을 위해 9명의 위원들이 충분한 토의를 거쳐 의견이 일치될 때까지 위원회를 지속한다”고 답했다.



◇ '상장유지' 이제는 희망을 가져보자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에서 다행히도 한솔 EME가 지난 5일 신텍 경영진이 보유한 주식 330만주를 주당 1만원씩 330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신텍이 6일 감사 보고서를 제출한 것을 보면 매출액 1559억원, 영업이익은 30억원 적자에서 30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순손실 47억원에서 12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거래소는 지난 8일 상장폐지 이의신청을 제출한 신텍에 개선기간 3개월을 부여하고 개선기간 중에는 매매거래정지 지속을 결정했다. 개선기간 종료 후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확인서 등을 고려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장폐지라는 벼랑끝에 내몰린 지 6개월여 만에 한솔그룹으로의 매각을 통해 경영 정상화 이행에 한발 더 다가선 신텍...이제 신텍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개인투자자들은 실낱같은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기업의 중대한 사업내용과 재무상황을 투명하게 알린다는 취지로 도입된 공시제도.



'나는 꽁시다'는 신텍의 공시를 통해 제도를 다시금 들여다보고 그 이면에 감춰진 사실관계를 파헤쳐봤다.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공시 심층분석 토크쇼 '나는 꽁시다'(http://ccongsi.wowtv.co.kr) 7회 "눈 뜨고 코 베인 주주들...코스닥 '신텍'의 운명은?"에서는 신텍을 둘러싼 소문과 사실관계를 낱낱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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