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둑들이 세탁기용 세제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도둑들에게 '황금의 액체'로 통하는 세탁기용 액체 세제 '타이드'가 표적입니다.
'타이드'는 60년 동안 주부들의 사랑을 받아온 미국 세제 시장 점유율 1위 상품입니다.
슈퍼마켓마다 넘치게 쌓아놓고 팔고 있어 훔치기가 쉽고 무엇보다 현금화가 용이해 도둑들의 표적이 됩니다.
소매가격은 한 병에 10∼20달러지만 암시장에서는 5∼10달러에 팔립니다. 장물이 암시장에서 소매가격의 50%를 받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워낙 상품 지명도가 높고 찾는 사람이 많아서 훔치기만 하면 판로 걱정은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심지어는 슈퍼마켓에서 훔친 '타이드'를 다른 소매점에 파는 도둑도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타이드' 도둑은 쇼핑 카트에 잔뜩 싣고 슈퍼마켓을 달려 나갑니다. 미리 주차장에 대기하던 트럭에 옮겨 싣고 달아나는 원시적 방법을 쓰지만 웬만한 슈퍼마켓은 속수무책으로 당합니다.
미네소타 주 웨스트 세인트폴에서는 15개월 동안 2만5천 달러 어치의 '타이드'를 훔친 범인이 붙잡혔습니다.
메릴랜드 주의 한 슈퍼마켓에서는 도둑이 15∼20개에 이르는 '타이드'를 훔쳐 카트에 싣고 달아나는 모습이 감시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이렇게 미국 각지에서 '타이드' 도둑이 들끓자 경찰은 전담반을 꾸려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한편 경찰은 마약을 거래하는 갱단이 훔친 '타이드'를 암시장에서 사고판다고 밝혔습니다.
메릴랜드 주 프린스조지스 카운티 경찰국 형사는 마약 갱단을 잡으려고 '마약을 사고 싶다'는 주문을 넣었더니 "마약은 지금 안 판다. '타이드' 15병이 있는데 사려면 사라"는 답을 받은 것입니다.
유명 슈퍼마켓 체인에 도난방지 전자칩을 공급하는 '채크 포인트'의 대변인은 "지명도 높은 상품은 도둑들이 좋아한다"며 "아이패드를 훔치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