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비관론 아직 일러..유가가 변수

입력 2012-03-13 15:07
<성공투자 오후증시 2부 - 박문환의 증시퍼즐>



동앙증권 박문환 > 하루 전까지만 해도 스페인 문제가 주로 다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은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오늘 새벽 독일의 재무장관 쇼이블레는 스페인이 재정적자 4.4%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5.8%로 목표를 변경했다는 것 자체가 약속을 어기는 것은 아니라고 두둔했다. 어쨌든 내년 말까지만 3% 대에 들어오게 된다면 된다는 취지였는데 그 외에 다른 나라들의 재무장관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스페인이 약속을 지킬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은 결코 작지 않은 일이었다. 지금 유럽의 정치가들은 정치적 생명을 희생해서라도 긴축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긴축 약속을 못 지키겠다고 한다면 비슷한 요구를 하는 국가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이 일이 있자마자 이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경한 어조로 불만을 표시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어색한 분위기를 깔끔하게 정리한 사람이 쇼이블레였다. 그는 유럽에서 제법 영향력이 있는 정치인인데 그의 발언 이후 재무장관들의 생각이 모두 2013년 말까지만 약속을 지킨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중요한 걱정거리 하나는 덜어낸 셈이다.



남은 것은 금융거래세 문제 정도가 남아 있는데 이것은 지금 당장 결론에 도달할 만한 이슈는 아니다. 독일과 프랑스가 원하는 나라부터 먼저 시작하자고 분위기는 띄우고 다니고 있지만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일단 영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금융 허브다. 지금 당장 금융거래세를 부과한다면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그 옆에 룩셈부르크로 갈 수도 있고 필리핀 라부안이나 다른 쪽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 영국은 전 세계가 동시에 금융거래세를 부과한다면 동참하겠다고 얘기하면서 논쟁 초기부터 반대의견을 분명히 해왔다. 이에 대해서 체코나 스웨덴 쪽에서도 반대의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번 모임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물을 얻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면 이번 재무장관 회의는 서로 만나긴 하지만 인사만 하고 헤어지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 의제가 없어서 그리 신경 쓰일 일은 없을 것 같다.



그 문제는 월스트리트 저널이 단독보도라고 하면서 FOMC의 3차 양적완화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그래서 기대치가 높아졌는데 그것도 지금 당장 이슈화되기는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다.



미국의 가솔린 가격이 3.8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 차를 세워두고 전철을 타면 되는데 미국은 대중교통이 발달한 곳은 대도시 일부밖에 없어 쉽게 수요를 조절하기 어렵다.



어쩔 수 없이 써야 만하는 생필품의 가격이 급등한다면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유가가 오르면 기대물가 역시 함께 따라 오르는데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뜬금없이 양적완화를 거론한다면 자칫 철없다는 말을 듣게 될 수도 있다.



오늘 새벽 오바마 대통령은 또 다시 선물 투기세력의 근절과 매점매석 등의 불공정 행위가 없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겠다고 하면 유가의 하락에 대해 의지를 불태웠다. 유가가 어느 정도 잡혀야 양적완화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아주 크게 양보해 봐야 3차 양적완화에 대한 단서 정도를 남기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역시 이번 주 FOMC 크게 기대할 것은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경제지표들이 엉망이다. 무역수지도 그렇고 각종 소비지표들도 마찬가지다. 이를 두고 중국의 경제성장이 멈추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을 만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단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물론 유럽경제가 엉망이었던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겠지만 원래 춘절 전후로 무역수지가 악화되었었고 전인대를 앞두고 소비 지표도 하락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 왔었다.



이유는 전인대가 끝나면 대부분 호재성 정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를 테면 가전하향 정책이라든지 이구환신이라든지 이렇게 되면 좀 더 싸게 살 수 있는데 굳이 뭔가를 미리 전인대 이전에 살 이유는 없겠다. 이런 오랜 경험 때문에 마치 미국이 추수감사절 이후 시작되는 빅 바겐세일 이전에는 소비가 뜸해지듯이 전인대가 마감되기 전에는 소비가 뜸해지는 경향이 있어 왔다.



게다가 감각적으로 봤을 때 중국의 물가상승률이 3.2%까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번에 알다시피 물가목표치는 4% 그대로다. 그러면 3.2%까지 내려갔다면 0.8%P 정도 정책 조합의 여유가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면 중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비관론 지금 상황에서는 불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