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LTRO 규모 시장 예상치 넘어야 효과"

입력 2012-02-27 15:05
<성공투자 오후증시 2부 - 박문환의 증시퍼즐>



동양증권 박문환 > 최근 IMF나 EU에서 독일에 대한 압박을 지속했다. 자체적으로 자금 확충의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발을 뺄 수도 있다는 취지의 IMF 발언 때문인지 기존의 EFSF의 잔여 자금을 합쳐 당분간 7500억 유로 규모의 자금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독일로부터 나왔다. 이 말을 한 사람이 다름아닌 쇼이블레 재무장관이었다면 독일의 생각을 대변하는 발언이었다고 간주해도 될 것 같다.



지금까지 독일은 2110억 유로 이상의 자원을 추가로 낼 의향이 없다면서 어떤 형태의 자본확충에 대해서도 늘 반대를 해왔었는데 어찌 보면 독일의 생각이 누그러진 것이 기금 운용과 확충 면에서 좀 더 유리하게 될 수도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또 어찌 본다면 그만큼 5천억 유로의 자금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독일이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굳이 독일의 변심을 호재로 평가할 수는 없겠다.



지금 중요한 것은 CDS잔액이 아니다. 지난 주 그리스 의회에서 집단행동조항 통과가 그리스 증시를 9% 폭락시켰고 그게 시장 하락에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맞지만 이것이 과거 리먼 사태처럼 불확실성의 고조로 인해 생긴 불확실성 그런 것 때문에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32조 유로 규모라면 별 것 아니다. 특히 보험사 측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디폴트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해서 보험료를 측정했을 것이다. 즉 이번 사건이 크레딧 이벤트가 돼서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이 사건 집단행동조항으로 인해 생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고약한 상황 때문이다. CDS를 매수한 헤지펀드들은 자신이 투자한 채권이 부도날 경우 100% 물어주는 보험에 들어놓은 것인데 그것도 고액의 보험료를 내고 말이다. 그리스 의회에서 집단행동조항이라는 것을 통과시켰으니까 보험에 든 투자자들 마저도 25%만 받고 말라는 것이다. 100% 보상받기 위해 예를 들어 1억짜리에 3천만 원 이상 보험료를 냈다고 생각해 봐라. 그런데 2500만 원만 받아가라면 기분이 어떻겠나. 보험은 예기치 못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중요한 위험회피수단이다.



하지만 집단행동조항은 예기치 못한 사건이 아니라 고의적인 사건이라는 것이다. 만약 이 사건에 대해 보험사가 돈을 물어주게 되면 보험사는 앞으로 부도가 나지 않은 채권에 대해서도 보험금을 지급하게 된 선례를 남기게 된다. 비슷한 사례가 자주 나올 가능성이 높겠다. CDS상품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사건이다. 하지만 반대로 물어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나. 누가 보험에 들겠나 또 지금 CDS매수 포지션을 들고 있는 사람이 부도위험을 완전하게 헤지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겠나.



그러니까 물어주자니 보험산업 전반의 대원칙을 거스르는 것이고 그렇다고 물어주지 않자니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이 실질적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선례를 남기게 된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솔로몬이라도 나타나야 될 것 같다.



유로 정상회담도 이번 주말에 열리게 되고 제조업 지수 중에서 가장 대표성 갖는 ISM제조업지수도 발표된다. 이래저래 중요한 한 주가 될 것 같다. 더 중요한 것은 29일 발표되는 LTRO의 규모가 될 것 같다. 지금까지 주가 상승에 LTRO의 유동성 공급이 크게 기여했다는 것 사실이다.



시장은 어느 정도 2차 LTRO에 대한 믿음마저 반영돼 있을 것이다. 그래서 더 발표되는 규모가 중요한데 대략 시장의 예상치는 6000억 유로 규모를 예상하고 있는 것 같다. 만약 2차 LTRO의 규모가 지난 1차 때 4890억 유로보다 적은 양으로 신청된다면 다소 시장은 실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4890억 유로에서 6000억 유로까지 시장 컨센서스와 비슷하게 발표된다면 중립적이고 시장에 유동성 효과가 남아있게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6000억 유로 이상 규모가 신청된다면 조금 더 강한 유동성 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