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심인성? 기질성? 구별 필요

입력 2012-01-26 09:11
최근 ‘교수와 여제자’라는 성인연극이 화제다. 이 연극은 여제자를 통해 발기부전을 치유하는 교수의 이야기로 연극 속 여제자는 교수에게 기저귀를 채우기도 하고,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도록 시키기도 하는 등 독특한 방법을 사용해 교수의 발기부전을 치료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같은 방법으로 발기부전 치료가 가능할까? 후후한의원 이정택 원장의 조언을 통해 알아보았다.



◆ 심리적 불안감, 심인성 발기부전 유발한다?



사실 발기부전에는 심리적인 요인이 큰 역할을 한다. 실제로 미국 코넬대학교 사회학과 연구팀은 57세~85세 사이의 3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내가 남편의 친구와 더 자주 연락하고 친하게 지낼 때 그 가정의 남편은 그렇지 않은 가정에 비해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를 가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같이 심리적인 원인에 의해 생기는 발기부전을 ‘심인성 발기부전’이라고 한다. 주로 심리적 또는 대인관계 요소 인해 만족스러운 성적 행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발기가 충분치 않거나 유지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심인성 발기부전은 개개인에 따라 다양하며 복합적일 수 있으며 보통 스트레스, 공포, 분노, 성취 불안, 심리적 불안, 초조, 긴장, 불쾌감, 불화, 신경쇠약, 종교적 또는 윤리적 억제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정신과적인 문제(우울증, 정신분열증, 인격장애) 또는 여러 신경증적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으며, 성 기능에 대해 잘못된 정보나 무의식적인 죄의식을 갖거나 상대방을 즐겁게 하는 데에만 지나치게 관심을 쏟는 경우, 서로의 성적느낌이나 서로에게 바라는 행위를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심인성 발기부전이 올 수 있다.



◆ 정확한 원인 알고 제대로 된 치료법 따라야



그러나 위와 같은 치료법이 꼭 적당한 치료법인 것은 아니다.



우선 증상 초기에는 치료가 쉽지만 오랫동안 방치됐거나 잦은 흡연과 과음 등에 노출될 경우 만성화 될 확률이 높아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두 번째로 심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기질적인 문제가 원인일 경우다. 이 경우는 근본적으로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정택 원장은 “해당 연극에서 교수는 어릴 적 모친의 자살 등으로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발기부전에 걸리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 같은 정신적 충격이나 스트레스가 심인성 발기부전을 유발할 수는 있으나 신체적으로 건강한 남성이 정신적인 부분만으로 발기부전까지 가는 경우는 사실 그리 흔하지 않다. 대개는 기질적인 요소가 함께 있는 경우가 많고 반복된 실패를 통해 성행위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커지면서 발기유발이 어려워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심리적인 문제에 의한 발기부전은 주로 초기의 발기유발에 영향을 준다. 성적 흥분이 미약하여 초기 강직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거나 잠깐 발기가 되었다가도 성적 몰입이 안되면서 금세 풀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반면에 기질적인 부분의 문제는 초기 흥분과 발기유발은 잘 되지만 발기의 강직도가 많이 떨어져 삽입이 쉽지 않고 강직된 상태가 점진적으로 힘을 잃어 발기유지가 곤란하다. 심인성 문제는 수면중 발기나 아침 기상시의 조조발기는 잘 되는 반면 기질적 문제는 수면발기나 조조발기 모두 약해진 모습을 띄고 있다.”고 조언했다.



참고로 한의학에서는 심인성 발기부전의 경우 생존과 생식의 욕구를 다스리는 명문지화(命門之火)가 쇠약해진 것으로 보고 이를 회복해 주는 치료가 이뤄진다. 이 밖에도 스트레스나 억울 상태가 지속되면서 나타난 경우는 간기울결(肝氣鬱結)의 원인으로, 두려움이나 불안이 심해져서 나타나는 심인성 발기부전은 공구상신(恐懼傷腎)의 원인으로 보아 치료를 진행한다. 만약 기질적인 요인이 함께 있다면 혈관 원인으로 인한 음경강직도 문제인지? 음경해면체근육이나 백막의 약화에 의한 발기유지와 지속에 관한 문제인지?를 판단해서 원인 요소를 병행치료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