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3월이 오기전에 해결되어야..."

입력 2012-01-18 15:50
수정 2012-01-18 15:49
<성공투자 오후증시 2부- 박문환의 증시퍼즐>



동양증권 박문환 > 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어떠한 형태가 됐건 채권자와의 약속을 어기는 것 자체가 디폴트다. 그리스 정부가 채권자들과 헤어컷 비율에 대해 협의중인 것 자체가 디폴트다. 하지만 협의에 의해 채무탕감 하는 것을 질서 있는 디폴트라고 하고 피치사가 우려하고 있는 것은 무질서한 디폴트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보는 것 같다.



트로이카가 그리스에 들어갔었다. 이에 맞춰 그리스 노조가 긴축을 반대한다는 취지로 24시간 파업을 개시했다. 그리스는 노조는 노조대로 화가 나 있는 상태고 채권단과의 헤어컷 협상도 답보상태에 있다.



파파데모스 총리는 늘 타결이 임박했다고 하지만 신뢰할 수 없다. 얼마 전 그리스 은행의 자금이탈도 중단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그리스 은행권의 자금이탈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리스는 꽉 막혀 있는 상황이다. 피치의 경고는 그리스의 금융권과 노조 등을 압박하기 위한 도구가 아닐까 한다.



아직은 ESM 유로안정기구가 출범하기 전이고 지금 만약 그리스가 무지설한 디폴트에 빠진다면 그것은 유로화의 디폴트가 되는 것이다. 유로화가 끝나게 될 것이라는 것은 금융시장에 큰 악재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금융지표들은 거의 움직임이 없다. 이것은 디폴트 리스크가 지금 당장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무질서한 디폴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로 구성 국가들이 그리스에서 발행한 채권들을 흡수해 분담할 경우에는 그리스 디폴트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는 디폴트를 면할 수 있다. 피치사가 제시한 3월 그리스 디폴트 설에 대해서는 그렇게 큰 위험성 있는 뉴스는 아니다.



이번 주 금요일(20일) 예정됐던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정상회담이 돌연 취소가 됐다. 언론에서는 프랑스 대통령이 거부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 외의 어떤 뉴스도 없고 모두 추측성 기사다.



사르코지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랑스와 독일은 과거부터 협력자라기 보다는 앙숙관계에 더 가깝다. 금융위기 이후 독일과 프랑스는 많이 만났는데 사르코지 대통령은 독일 메르켈 총리와의 만남에서 건진 것은 한 개도 없는 것 같다. 대부분 사안들이 모두 메르켈의 생각대로만 결정됐다. 게다가 이번에 프랑스만 S&P로부터 AAA 등급마저 잃었으니 프랑스 국민들 자존심에 상당한 상처가 되었을 것이다.



프랑스의 대선구도는 여전히 프랑수와 올랑드, 마린 르펜, 사르코지 3파전인데 AAA등급 상실 이후 사르코지 지지율은 가파르게 하락 중이다. 프랑스와 올랑드 후보에게는 패색이 더욱 짙어지고 있고 3위인 마린 르펜과의 지지격차도 5% 이내로 좁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과 없는, 바늘을 찔러도 파란 피가 나올 것 같은 메르켈을 상대로 협상을 또 해봐야 결국 줏대 없는 정치인으로 찍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르코지의 생각을 당장 알 수는 없지만 더 이상 굴욕적인 회담에 끌려만 다니기는 싫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유로존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정치적 리스크다. 프랑스가 AAA등급을 잃고도 채권발행에 성공해 시장은 당장 환호하고 있지만 AAA등급을 잃게 된 것은 단지 채권발행과 관련된 문제만을 야기시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당장의 문제는 아니지만 아마 3월 이후 정도 되면 사르코지 지지율 하락이 시장에 근심을 키울 수 있다. 프랑스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들은 하나같이 AAA등급을 잃은 사르코지를 비난하면서 4월 대권을 노리고 있고 국민들은 그들의 주장에 점차 동조하고 있다.



마린 르펜이 대통령이 된다면 유로화를 버리고 프랑화로 돌아갈 것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올랑드 역시 대통령이 된다면 지금까지의 독일과의 모든 타협을 원점으로 돌려놓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때문에 유로존 위기는 3월이 다 가기 전에 해결돼야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