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독일과 함께 유럽경제의 튼튼한 버팀목 역할을 해줬던 프랑스마저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유럽위기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이 오늘로 딱 2년을 맞게 되는데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아이러니컬하게도 유럽의 위기 유로화가 붕괴될 것이라는 시각 외에도 오히려 이번 계기로 유럽통합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유럽위기 2년을 맞아 전체적인 문제를 총괄적으로 다뤄본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유럽의 위기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한지가 2010년 오늘인 것 같다. 다보스 포럼에서 이 문제가 제기되면서 우려 차원에 끝나던 것이 그 해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그리스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는데 벌써 2년이 지났다.
지난 2년 동안 여러 가지 경로를 파악할 때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유럽의 재정위기 하면 유럽회원국과 국제신용평가사 간의 지루한 싸움이다. 증시 측면에서 그런 쪽으로 대체로 지난 2년간 머릿속에 있었던 사건을 스케치 해 가면 정리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각국의 회원국들의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진 상태에서 대책을 강구하는 과정이 지속됐지만 대책이 크게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이번 주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사태를 맞고 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진다 해서 여러 가지 국내에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기관과 전문가도 있었지만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증시적 측면에서 그렇게 충격을 받지 않고 오히려 오르는 모습이다. 오늘도 스페인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데도 불구하고 국채발행이 저금리로 성공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신용평가사의 힘이 점점 약해지는 게 아니냐는 각도에서 이번의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유럽통합에 대해서는 더 어렵게 보는 비관론 그리고 조심스럽게 이것을 계기로 증시라든가 이런 쪽에서 살아날 것이라는 낙곽론이 겹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스탠다드앤푸어스사가 유럽의 회원국들로는 3대 평가기관 중에 가장 눈에 가시처럼 생각할 것이다. 웬만큼 악화요인이 있다 하더라도 미국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들은 그렇게 등급조정을 못한다. 지금까지 보면 미국의 신용등급도 무디스나 피치사는 조정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작년 10월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경고를 먼저 제기한 것이 무디스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스탠다드앤푸어스사가 먼저 선수를 쳤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3대 평가사 중에 무디스사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고 마켓쉐어도 가장 컸다. 그러나 위기 3년 기간 동안 스탠다드앤푸어스가 마켓쉐어를 점유하면서 이것을 계기로 무디스사를 제치고 세계 제일의 평가기관이 되겠다는 차원에서 여러 가지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다. 그런 맥락의 일환이다.
그런 차원에서 무디스사나 이런 기관들은 마켓쉐어라든가 세계 제1등의 평가사보다는 공정성을 갖는 것이 궁극적으로 더 중요하겠다는 차원에서 무디스사는 사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조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피치는 유럽의 평가기관이다. 자국에 속해있는 프랑스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다. 물론 평가사가 개인적 감정이나 이런 포퓰리즘에 연연하는 시각은 아니지만 그래도 팔은 안으로 굽기 때문에 피치사는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이 GDP의 100%를 초과하는 상태기 때문에 프랑스가 획기적으로 재정적자라든가 국가채무에 미래의 개선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조만간 무디스사나 피치사도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다.
대체로 3대 평가기관의 정례시점이 매년 4월과 11월이다. 그래서 4월 정도에는 만약 프랑스의 획기적 대책이 나오지 않을 때는 양대 기관이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이것을 계기로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의 대통령선거에서도 운명이 좌우하지 않겠나 하는 시각이 지금까지 봐왔던 국제금리 시각이다.
지난 2년 동안 위기를 평가해 본다면 크게 3가지 각도에서 볼 수 있다. 유럽회원국 자체적으로 보면 처음에는 피그국가들 그런 작은 국가들에서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스페인으로 전염됐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G7국가이자 유로연대 3위 국가인 이태리까지 전염돼 과연 프랑스나 독일이 언제 전염되느냐 이게 관심이었는데 마침내 이번 주 들어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문제까지 제기되다 보니 역시 최후의 보루까지 전염된 상황이다.
위기의 성격도 많이 바뀌었다. 맨 처음에는 그리스의 국채문제 재정위기에서 은행의 자본부족문제 금융위기로 변하고 지금은 유럽위기에 관련해 유럽금융사의 자본문제니 그리스의 재정위기니 이런 것 보다는 독일과 프랑스의 경제가 얼마큼 침체되느냐가 관심이 되는 상황이다. 위기전환의 3단계로 볼 때 마지막 끝 단계에 해당되는 실물경제 침체 상황까지 된 상태다.
위기의 범위도 그리스와 같은 개별 국가에서 이제는 국가신용등급도 유로존 전체를 무더기로 떨어뜨리는 유로존 권역별 위기로 됐고 이것이 우리나라와 중국 등 다른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성격을 갖고 있다. 그래서 세 가지 통로로 볼 때 정리해 보면 대체로 유럽 위기가 지난 1년 동안 어떻게 전개됐는지 총괄적으로 정리가 되겠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위기의 성격과 위기의 어떤 범위로 확대되느냐 여부에 따라 유럽 위기를 책임지는 주 책임자 역할도 변했다. 작년 8월까지만 하더라도 유럽위기와 관련해 독일 프랑스 얘기가 많이 나왔다. 작년 8월 경우에 따라는 9월까지 개별국가의 위기성격을 갖고 있고 재정위기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독일과 프랑스가 많은 역할을 했다.
그런 중에도 유럽중앙은행의 트리셰 총리는 유럽 위기가 불거지는 가운데 자기가 맡고 있는 중앙은행의 물가안정을 하겠다고 작년 7월까지도 금리를 인상했다. 이게 유럽의 지금 모습을 낳게 한 원인이지 않나 한다. 정책적으로 전혀 협조가 되지 않았다. 재정을 담당하고 각국의 정부는 통합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독일과 프랑스 협조 문제가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통화정책을 담당했던 트리셰 총리는 전통적으로 물가안정을 담당하면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해서 위기와 관계없이 금리를 올려왔다. 그러다 보니 지금 트리셰 총재는 평가가 아주 안 좋은 상태다.
그러나 위기의 성격이 금융위기의 성격으로 바뀌고 글로벌 성격으로 바뀌면서 그 시점에 드라기 총재가 들어왔다. 드라기 총재는 경제에 대해 비교적 잘 아는 위기의 전문가로 알려진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전통적으로 물가의 우려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기부양, 위기극복 이런 쪽에 주력하면서 금리도 두 차례 내리고 유럽중앙은행의 올해 첫 회의에서 양적완화 정책 규모를 늘려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증권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정책당국의 대응이 얼마큼 중요한지 지난 2년간 보면 알겠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가격변수 측면에서는 유럽의 위기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 유로화다. 주식보다 더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 유로화다. 유로화가 지난 2년 동안 어떻게 됐냐 하면 유럽의 정책대응과 맞물려 있다.
작년 7월까지만 하더라도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까지 갔던 문제기 때문에 유로화의 움직임은 유럽 위기와 관계없이 1.50달러를 벗어날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 이것이 아이러니컬한 현상이다. 유럽위기가 진행되는 가운데도 유로화가 약세를 보여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였었다.
그러나 그 이후에 드라기 신임 총재가 들어오고부터 금리인하 이런 쪽으로 가다 보니 결과적으로 유로약세가 진행돼서 마침내 이번 주 들어 1.26달러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기의 성격이 글로벌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후에 글로벌 금융위기로 진전될 것이라고 상당히 비관적인 시각도 많지만 리먼 사태처럼 글로벌 위기로 진전되려면 두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하나는 유럽금융사들의 해외투자가 글로벌 정도가 상당히 높아야 된다는 점. 그 다음에 레버리지 비율이 상당히 높아야 된다는 점. 그래야 자금의 회수가 급격히 되면서 한국과 아시아 신흥국들 주가가 떨어지고 환율이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런 점에 있어서는 그렇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유럽 금융사라든가 유럽의 정책당국은 전통적으로 보호적 투자를 견제해 왔기 때문에 글로벌 정도가 크진 않고 무엇보다 레버리지 비율이 그렇게 높지 않다. 글로벌적인 성격일 때 유럽위기에 따라 우리나라와 아시아 신흥국은 영향을 받지만 3년 전 리먼 사태처럼 그렇게 글로벌 금융위기로 진전될 가능성은 적다.
대책은 책임은 유럽중앙은행과 IMF가 져야 된다. 유럽중앙은행과 IMF가 재원문제다 보니까 신뢰 문제가 있다. 돈을 많이 갖고 있는 브릭스가 참여해야 한다. 국제신용평가사는 위기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위기 발생국이 정치적 포퓰리즘에 따라 도덕적 해이 문제를 극복해줘야 신뢰가 되고 신뢰가 돼야 나머지 세 가지 전제조건이 돼야 유럽위기가 풀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