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공생‥'희망'을 팝니다

입력 2012-01-17 17:29
수정 2012-01-17 17:28
<앵커> 새터민과 장애인, 미혼모 등 취약계층의 경제활동을 돕기 위해 비영리 재단과 기업들이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꿈을 담아 만든 가방부터 달콤한 희망을 구워낸 컵케이크까지, 취약계층과 공생하는 따뜻한 일터를 채주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양천구에 자리잡은 작은 공장.



나즈막한 라디오 소리에 가죽을 두드리는 망치 소리가 둔탁한 울림을 더합니다.



사회적기업 '고마운사람'이 운영하는 이 공장에서는 고급 가죽 원단으로 수제가방과 신발을 만들어 냅니다.



한 장, 한 장, 정성을 담아 수작업을 하며 자리를 지키는 직원들은 대부분 북한 이탈주민과 저소득 취약계층입니다.



<인터뷰> 유성옥 / 고마운사람 직원



"서로가 모르는 걸 도와주고 생각해주니까 일하기가 대단히 좋아요."



<인터뷰> 김창호 / 고마운사람 직원



"보람도 되고, 어차피 생업이니까 열심히 해야죠. 일 하는 게 재밌어요."



열매나눔재단이 SK에너지,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설립한 '고마운사람'은 패션잡화 전문기업 쌈지와 손을 잡고 최고급 품질의 가방과 구두를 만들고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사업과 톡톡튀는 캐릭터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쌈지는 지난해 부도를 맞았지만, 천호균 대표는 평소 꿈꿔오던 일을 실행할 기회로 삼았습니다.



<인터뷰> 천호균 / 쌈지농부 대표



"핸드백을 많이 만들고 많이 파는, 디자인이나 그런 영업보다는 뭔가 보람과 가치가 있는 핸드백을 만들면서 소비자와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환경운동과 나눔에 뜻을 같이하는 여러 단체가 힘을 모아 '토종 쌈지'만의 색깔있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버려진 신문지를 캔버스나 가죽 원단에 덧대어 만든 이 가방은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것 뿐 아니라 환경까지 생각하는 진정한 '사회적 기업'의 면모를 뽐냅니다.



신발이나 가방을 만들다 남은 가죽도 알록달록 멋스런 지갑으로 다시 살아나는 것이, 사회적 기업으로 새출발한 쌈지의 모습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삼청동 좁은 골목, 파스텔 톤으로 꾸며진 작은 컵케이크 가게.



'미스맘'이 운영하는 희망가게입니다.



한부모 가정에서 육아와 경제활동을 병행하긴 쉽지 않은 일이기에, 아름다운재단과 한 컵케이크 전문점이 의기투합해 미스맘의 창업을 지원했습니다.



손바닥만한 케이크를 오븐에 구워내고, 버터크림을 휘저어 달콤한 토핑까지 얹고 나면 맛보지 않곤 견디기 힘든 사랑스런 컵케이크가 완성됩니다.



<인터뷰> 이희은(가명) / 희망가게 점주



"컵케이크 기술을 배울 수 있어 좋았구요, 이렇게 작고 아기자기한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아요."



희망가게는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 고 서성환 회장의 유산으로 조성된 '아름다운세상기금'을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서 회장이 아름다운재단에 기탁한 기금을 바탕으로 7년동안 113곳의 희망가게가 문을 열었습니다.



우리 주변의 취약계층과 공생하는 따뜻한 기업들.



일자리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창업은 물론 판로 개척까지 나서면서 현실적인 공생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WOW-TV NEWS 채주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