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음주 엉덩이 뼈 괴사 부른다

입력 2012-01-16 15:35
평소 업무상 술자리가 잦은 ㄱ씨는 언제부턴가 엉덩이와 허리에 자주 통증을 느꼈다. 특히 맨 바닥에 오래 앉아 있거나 양반다리를 할 경우에 사타구니 부위의 통증이 심해져 의자가 없이는 생활하기 힘들 정도였다. 허리와 엉덩이 부위의 통증이 심해 혹시 디스크가 아닐까 생각되어 병원을 찾은 A씨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라는 뜻밖의 진단결과를 받았다.



대퇴골두란 골반 뼈와 닿아있는 넓적다리 뼈의 위쪽 끝부분을 말하는데 이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막혀 뼈 조직이 죽는 질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라고 한다. 괴사된 뼈의 압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괴사 부위가 골절되면서 통증이 시작되고 이어서 괴사 부위가 무너져 내리면서 고관절 자체의 손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환자들은 흔히 ‘뼈가 썩는 병’으로 잘못 이해하고 그대로 두면 주위 뼈까지 썩어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데 뼈가 국소적으로 죽어 있을 뿐 뼈가 부패되는 것이 아니며, 주위로 퍼져 나가지도 않는다.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고관절 질환 환자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과도한 음주가 가장 큰 원인이며 스테로이드 약물치료의 부작용도 주요 원인이다. 이밖에 습관성 고관절 탈구, 대퇴골 경부 골절 등의 직접적인 고관절 외상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박규원 더조은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이 질환이 무서운 것은 초기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으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면 이미 괴사가 발생하고 상당시간이 경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박 과장은 또 “통증은 대개 갑자기 나타나고 엉덩이와 허리의 통증이 심하며, 걷는데도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면서 “대퇴골두의 괴사로 고관절의 운동범위가 줄어들어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기가 힘들어지게 되며 결국 절뚝거리면서 걷게 된다”고 경고했다.



초기 단계에는 약물치료 등을 통해 증상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대게 상당기간 병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수술적 요법으로는 재생술, 절골술, 인공관절치환술이 있는데 인공관절치환술이 가장 완치율이 높다.



하지만 나이가 젊거나 괴사 부위가 넓지 않다면 절골술이나 재생술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젊은 환자에게 재생술이나 절골술을 시도하는 이유는 인공관절은 수명이 있어 젊은 나이에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경우 여생 동안 몇 차례의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든 환자(50~60세 이후)의 경우 통증이 심하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괴사 부위가 큰 넓은 경우에는 나이에 관계없이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박 과장은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수술을 하기 때문에 수술 시기가 얼마나 빠르냐가 수술 후 경과를 좌우한다”면서 “이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무거운 물건을 들었을 때, 양반 다리를 하고 앉았을 때 허벅지 부위의 통증이 1~2주 계속된다면 약해진 뼈가 골절되기 전에 서둘러서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