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6월 미 식품의약국(FDA)은 가슴확대 등에 사용하는 실리콘 보형물을 10년 이내로 교체해 줘야 한다고 발표했다. 실리콘 가슴 보형물이 평생 지속되는 의료기기가 아니라는 것과 보형물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합병증의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것이 이유다.
이 경고가 사그라 들기도 전에 프랑스에서는 PIP사의 가슴보형물이 쉽게 파열되고 발암 위험이 있는 공업용 실리콘에 대한 우려로 해당 보형물로 수술받은 여성들에게 제거를 권고하였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영국,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60여 개국의 여성 35만명이 PIP사의 보형물을 사용하였으며 그 중 20여명에게서 암 발생, 1명이 사망하였다고 한다.
한국 여성들도 안심할 수는 없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하이드로겔이나 실리콘 보형물로 수술받은 경우 안전한 보형물로 교체하라는 대체안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유방보형물인 코헤시브겔 역시 주 원료는 실리콘 겔이다. 코헤시브겔은 기존의 실리콘겔을 보다 끈끈하게 만든 것으로, 너무 끈끈한 나머지 인체 내에서 터졌음에도 새어 나왔음을 느낄 수가 없다. 이에 미국 FDA에서는 매년 정기적으로 MRI검진을 받아야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보형물로 교체한다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있을까?
유방보형물에 대한 부작용과 위험성 여부를 떠나, 나이가 들면서 가슴에도 노화현상이 나타난다. 보형물이 든 유방의 경우에는 노화현상이 보다 눈에 띌 뿐더러 불편한 여러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 현상으로 유방이 노화가 되면서 지방이 줄게 되고 피부는 처지고 늘어나게 되면서 보형물의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약해지는 뼈에 보형물의 압력이 가해져 갈비뼈가 눌리며 보형물의 무게로 어깨와 척추에도 무리가 된다. 미용과 건강상에 여러모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게다가 각국의 정부와 기관에서 유방보형물의 부작용에 대해 경고하는 이런 상황에서 내 가슴 속 보형물을 그대로 둘 수가 없다.
하지만 보형물을 제거하기는 쉽지는 않다. 이는 수술적인 방법에 대한 이유가 아니다. 유방보형물제거를 고민하는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제거 후의 가슴 모양이다. 보형물이있던 자리가 비게 되면서 가슴의 볼륨이 상실되고 힘없는 가슴의 피부는 처지게 되어 마치 바람이 빠진 풍선처럼 변형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또 다른 보형물을 넣기에는 앞서 말한 문제들을 반복하게 될 뿐이다.
이런 경우에는 보형물을 제거하면서 지방이식을 하는 방법이 있다. 보형물이 아닌 자신이 가진 지방을 이식하여 가슴의 빈 공간을 채워 주면서 모양을 재교정하게 된다. 보형물로 인한 이물감과 무게함으로 인한 불편함은 사라졌지만 자연스러운 볼륨감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이 때 자가지방과 함께 지방에서 분리한 줄기세포를 함께 이식하게 되면 생착율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가슴조직과 피부의 재생을 도와 보다 탄력있고 젊은 가슴으로 교정할 수가 있다. 줄기세포지방성형으로 가슴에도 안티에이징 효과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단, 줄기세포지방성형에 있어 보형물 제거 및 유방확대재수술을 할 때 보형물을 제거한 빈 공간을 없애면서 지방을 이식하는 것이 핵심이다. 때문에 수술을 집도하는 전문의의 노하우와 능력이 요구된다. 반드시 숙련된 경험을 가진 성형외과전문의에게 충분한 상담과 올바른 진단을 받은 뒤 수술을 결정해야 하겠다.
(컬럼리스트=이데아성형외과 국광식 대표원장/대한성형외과의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