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기업인수목적회사 스팩의 합병이 줄줄이 무산되고 있습니다.
성공 사례가 워낙 드물다보니 스팩의 도입 취지도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첫 스팩합병 사례가 될 것으로 보였던 신한스팩과 서진오토모티브의 합병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지난 연말 금융위원회의 합병승인을 받긴 했지만 어제 열린 신한스팩 주주총회에서 기관들이 서진오토모티브의 가치 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합병 안건이 부결됐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영풍제약과 합병 논의를 진행중이던 키움스팩은 상장예심조차 통과하지 못했고, 솔로몬스팩도 마찬가지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에 앞서 롤코팅 전문기업 피엔티와 합병을 추진했던 하나그린스팩도 주주총회에서 합병안건이 부결되면서 최근 스팩의 합병실패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스팩이 합병에 실패할 경우 또 다른 합병을 추진할 만큼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스팩에는 3년이라는 합병시한이 주어져 있는데 스팩 대부분이 지난 2009년초 줄줄이 상장했다는 점에서 올해 안에 합병에 실패할 경우 스팩은 자동으로 청산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3년을 기다린 투자자들에게 유무형의 손실이 돌아갈 것은 불 보듯 뻔한 결과입니다.
<인터뷰> 스팩 관계자
"시간이 얼마 없다는거죠. 또 협정 맺고 실사하고 IPO해야 하니까.."
지금까지 증시에 상장한 스팩은 총 22개.
이 가운데 합병에 성공한 스팩은 2곳 뿐이고 나머지 20곳의 스팩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올해 시간에 쫓겨 무리한 합병을 추진할 스팩이 늘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식 제도를 섣불리 국내에 도입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WOW-TV NEWS 이기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