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을 향해 뛴다] 유통·패션 "소비 트렌드에 답이 있다"

입력 2011-12-26 15:46
<앵커> 올해 유통과 패션업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지만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주춤했습니다.



이에 업계는 움츠러들지 않고 정확한 소비 트렌드 분석을 통해 더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방침입니다. 김서연 기자입니다.



<기자> 유통과 패션업계엔 2011년이 호사다마(好事多魔)의 해였습니다.



최근 10년간 통틀어 최고의 실적을 올렸지만 악재도 많았습니다.



올해(2011년) 유통 시장은 지난해(8.7%)에 이어 8% 대(8.2%)의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의류 시장 역시 올해도 10% 이상(11%) 성장했습니다. (2010 : 14.7%)



상반기 들어 하락했던 자산 가치가 회복되면서 소비 심리도 되살아났기 때문입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진 소비자들은 명품과 아웃도어 등 고가품 구매에 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올 상반기 명품과 아웃도어는 20%가 넘는 폭발적인 매출성장률을 이어가면서 백화점업계의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브릿지> "하지만 4분기 들어 계속된 악재는 이들의 성장세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철에 맞지 않는 이상 기후와 정부의 규제 강화, 그리고 유럽발 금융 위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라는 '삼중고(三重苦)'가 닥쳐온 겁니다.



특히 지난 11월이 최대 고비였습니다."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겨울옷이 팔리지 않아 패션업계는 성수기 장사를 망쳤고 이는 백화점업계의 실적 부진(-0.5%)으로 이어졌습니다.



대형마트들도 이상 고온 현상에 김장재료를 제 때 팔지 못해 백화점과 더불어 33개월만에 매출이 역성장(-0.5%)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유통업체들에 판매수수료·장려금 인하 조치를 내린 것도 바로 11월이었습니다.



이에 따른 성장세 둔화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인터뷰> 박진 / 우리투자증권 / 부장



"(내년 유통시장) 성장률은 6% 중반대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010~2011년 8% 이상 성장률을 보였던 것에 비해서는 상당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반기 이후에 금융위기가 가계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인터뷰> 박희진 / 신한금융투자 / 연구원



"국내 의류 산업의 경우 GDP 성장에 비해 소폭의 플러스 성장밖에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4% 정도 성장을 전망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산업 성장은 굉장히 느리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업계는 이에 대한 타개책을 찾기 위해 다양한 성장전략을 짜내고 있습니다.



이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건 달라진 소비 트렌드입니다.



<인터뷰> 김민 /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 부장



"자기가 원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굉장히 고가의 상품이라도 지불을 하고 물건을 사는 거고 그 이외에 관심이 좀 떨어지는 상품에 대해서는 최대한 저가로 사면서"



스스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문의 소비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이른바 '가치 소비'입니다.



이에 따라 명품과 아웃도어 등 하이엔드와 라이프 스타일 소비 수요는 내년에도 여전히 높을 전망입니다.



패션업계는 유럽의 명품 브랜드를 직접 인수하거나 신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런칭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백화점업계는 해외 명품 위주의 편집 매장을 키우고 유명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등의 기존 사업 강화 전략으로 고객들을 사로잡을 계획입니다.



대형마트업계도 소비자들의 수요에 대응해 스포츠와 가전, 아동완구 등 전문점사업에 힘을 싣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M&A 시장에 하이마트라는 대어가 나와 있는 만큼 어느 기업이 인수하느냐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편의점업계는 가격민감도가 높아진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고품질 저가격의 PB상품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김민 /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 부장



"프라이빗 라벨(PRIVATE LABEL)이라고 부르는데 PB나 PL의 강화는 유통 선진국이나 선진업체들을 보면 너무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가격적인 매력은 당연히 PB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마케팅 비용이라든가 기타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그밖에 온라인 사업 강화는 업태를 불문하고 성장을 위한 필수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 TV홈쇼핑뿐 아니라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기반의 업체들도 새로운 매출 엔진으로 온라인 사업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은 올해(2011년도) 시장규모가 20% 이상 늘어났는데 내년(2012년도)에도 오프라인 대비 높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17.8%의 성장이 기대됩니다.



WOW-TV NEWS 김서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