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쬐기, 비타민 D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
부족 시 어린이에서 구루병, 성인에서 골연화증 등 유발
매서운 칼바람에 움츠러든 요즘, ‘추운 날엔 그저 집에만 있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에 되도록 바깥활동을 자제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햇볕과 만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 터, 이로 인해 우리 몸은 ‘햇빛비타민’으로 알려진 ‘비타민 D’의 부족을 겪게 된다. 비타민 D는 맑은 날 밖에서 햇볕을 쬐면 필요한 만큼을 얻을 수 있지만, 겨울철 실내 생활과 자외선 부족으로 필요량을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족할 경우 구루병, 골연화증, 심혈관질환, 우울증 등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비타민 D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박창해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비타민 D, 피부에서 태양의 자외선을 받아 생성
‘칼시페롤(Calciferol)’이라고도 불리는 비타민 D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비타민 중 유일하게 피부에서 태양의 자외선을 받아 만들어진다. 화학구조가 조금씩 차이나는 비타민 D1부터 D7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지만, D2와 D3를 제외한 나머지는 그 양과 효과가 적어 보통은 D2와 D3를 합쳐 비타민 D라고 부른다. 비타민 D2와 식물, D3는 동물에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D3가 사람에게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비타민 D는 뼈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재료인 ‘칼슘’이 체내에 흡수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아무리 칼슘을 많이 먹어도 제대로 흡수 되지 못해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박창해 교수는 “비타민 D는 골격과 치아의 형성을 촉진시키고 뼈에 칼슘을 저장하며 무기질 평형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칼슘이 쌓이는 것을 조정하는 부갑성과 갑상선의 기능을 돕고 칼슘대사를 통해 혈압을 저하시켜 심장기능을 촉진시킨다”고 설명한다.
또한 비타민 D는 ‘면역기능’을 강화시키는데, 이로 인해 환절기 자주 발생하는 독감 등 바이러스성 질환도 비타민 D가 부족한 겨울철에 더 잘 발생하고, 잘 낫지도 않게 된다. 이밖에도 다발성경화증이나 당뇨병, 심혈관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비타민 D 부족, 연령별 다양한 증상 유발
비타민 D의 부족은 어린이에서 구루병을, 성인에서 골연화증을 유발하게 된다. 비타민 D의 결핍증으로 잘 알려진 구루병은 생후 4개월에서 2세 사이의 영유아들에게서 잘 발생하는 것으로, 머리, 가슴, 팔다리뼈의 변형과 성장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며, 골연화증은 칼슘 부족으로 뼈에 석회화가 잘 일어나지 않고 물러져 뼈가 휘고 통증이 생기는 병이다.
또 비타민 D는 혈압이나 혈당, 염증조절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겨울철의 비타민 D 부족은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발병위험이 높다. 더불어 이 시기에는 혈압이나 혈당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비타민 D가 부족하면 혈압을 올리는 레닌이란 물질이 분비되는 것을 억제하지 못하고, 췌장에서 인슐린 생성과 분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에게서 비타민 D의 부족은 칼슘흡수를 저해, 칼슘 부족상태를 유발하여 이차적으로 부갑상선호르몬 분비가 증가되는데, 이 호르몬이 증가되면 뼈에서 칼슘이 많이 빠져나가게 되어 골다공증을 유발한다. 뿐만 아니라 여러 연구에 의하면 비타민 D 저하가 감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노인 우울증을 유발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히 계절성으로 겨울과 같이 일광이 적고 자외선 노출이 쉽지 않을 때 발생하기 쉬워 주의가 요구된다.
- 겨우내 보충제와 음식 통해 적정량 공급해야
햇볕을 쬐는 것은 비타민 D를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햇빛에 들어있는 자외선이 피부에서 비타민 D를 합성하도록 자극하기 때문이다. 약 10~20분 정도 햇볕을 쬐면 200 IU(International Unit, 비타민의 양을 측정하는 단위)의 비타민 D가 생성된다. 그러므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일광욕을 즐기면 어느 정도 비타민 D의 필요량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겨울철이 되면 상황이 다르다. 을지대학병원 박창해 교수는 “겨울철에는 자외선 조사량이 적을 뿐 아니라 주로 실내에서 생활을 하게 되고, 밖에 나가더라도 긴 옷을 입게 되므로 자외선을 차단되어 비타민 D의 합성이 매우 저조해진다”며 “보충제나 음식을 통해 부족한 비타민 D를 보충해주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비타민 D는 우유나 간유, 참치, 연어, 대구, 고등어 등의 음식에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주, 그리고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면 음식물을 통해 충분한 양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보충제를 복용하는데, 평소 비타민 D가 부족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하루 400~800 단위 정도의 비타민 D를 보충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부족이 있는 사람에서는 하루 1000~2000 단위의 비타민 D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비타민 D를 너무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염려가 있다. 과도한 공급으로 인해 비타민 D에 중독되면 구역질, 구토, 식욕감퇴, 변비, 허약감, 체중감소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혈액속의 칼슘 농도를 필요 이상으로 높여 혼미와 같은 정신상태의 변화가 올 수 있고 심장박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신장과 같은 연부조직에 칼슘과 인산염이 축적되는 석회증이 비타민 D 중독으로 발생할 수 있어 적정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