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경쟁적으로 매트릭스 도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부작용이 많다며 반대하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윤경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제발전과 함께 기업들의 금융수요도 점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업대출부터 주식이나 회사채 발행, M&A, 투자위험 헤지, 그리고 직원들의 퇴직연금까지 은행과 비은행부문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여러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지만, 자회사별로 업무영역이 나뉘어 있다 보니 제대로 된 서비스 제공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업무영역이 겹치는 분야에서는 같은 금융지주사 소속 자회사들이 경쟁을 벌여왔습니다.
매트릭스 도입을 주장하는 이들은 여러 자회사에 흩어져 있는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 고객중심의 경영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실장
"그 동안에는 은행 따로 증권 따로 보험 따로 어떻게 보면 각자도생의 길을 걸어왔었거든요. 영역별로 흩어져 있다 보니까 고객입장에서 한꺼번에 토탈 솔루션을 제공받기 참 어려웠던 겁니다. 이런 부분들이 매트릭스 체제로 옮겨 가면서 훨씬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거죠"
매트릭스 도입으로 유명무실한 금융지주사를 제대로 기능하게 해야 한다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습니다.
아직까지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고, 조직간 수평적 교류에 거부감이 큰 우리나라 특유의 조직문화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주사 회장에게 책임 없는 권한이 집중되면서 오히려 리스크가 확대되고, 은행법 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조혜경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지금 법제 자체가 자회사 중심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자회사의 독자적인 존립, 경영의 독자성이란 부분이 이미 법제화되어 있는 상태에서 지주사 권한의 강화라고 하는 새로운 방향이 충돌 가능성, 모순 가능성을 기본적으로 안고 있다라는 부분이 지적이 되고 있는 것이고..."
또 소속회사 법인장과는 별도로 사업부문장이 있다 보니 중복보고와 업무혼선 물론 권한과 책임이 분리되어 책임소재가 분명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은행 등 금융권 노조에서는 직원들의 인사 평가와 보상에 대한 불확실성, 사업부 조직개편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우려해 매트릭스 도입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효율성과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매트릭스를 도입해야 한다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도입 이전에 문제점들을 해소할 대안 마련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WOW-TV NEWS 윤경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