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오롱 액티브 등산복에서 기준치의 20배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한국경제TV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코오롱이 홈쇼핑사들에 제출했던 시험 성적서엔 적합 판정이 나와 있어 아무 제약 없이 시중에 유통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서연 기자입니다.
<기자> 코오롱의 홈쇼핑 전용 아웃도어 브랜드 '액티브' 등산복, 알고 보니 발암물질 범벅이었습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실시한 9개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 12종에 대한 품질 검사 결과, '코오롱 액티브 남성용 재킷 내피'에서 발암물질인 아릴아민이 기준치의 20배 이상 검출됐습니다.
하지만 코오롱이 지난 9월 롯데홈쇼핑과 GS샵에 납품하기 위해 제출했던 시험성적서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 성적서엔 아릴아민이 kg당 5mg 미만으로 검출돼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소시모가 이번에 실시한 같은 검사에서는 kg당 595mg, 그 때보다 120배 많은 발암물질이 나왔습니다.
코오롱 측은 "전수조사를 시행한 게 아니"라는 변을 내놨고 성적서 발행기관인 한국의류시험연구원도 작은 글씨로 '이 결과가 전체 제품에 대한 품질을 보증하진 않는다'고 밝혀 변명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해당 제품은 아무런 제재 없이 지난 9월과 10월 롯데홈쇼핑과 GS샵에서 3천600세트가 팔려 나갔고 이중 10~15%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한국경제TV 취재결과, 홈쇼핑 전용으로 출시되는 의류 상품의 안전 관리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홈쇼핑 전용 상품은 대부분 한정 수량만 기획 특가로 선보이는데 이런 경우 제조사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생산업체와 한시적으로 거래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 역시 코오롱이 해당 의류 생산을 위해 일시 계약을 맺은 중국 항주 공장에서 만든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원단 자체엔 문제가 없었지만 생산 과정에서 발암물질에 제품이 오염됐단 얘깁니다.
또 취재 과정에서 해당 제품이 홈쇼핑채널에 납품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롯데홈쇼핑은 모든 납품업체에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자체 안전검사를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코오롱의 안전검사 결과 보고서 제출로 갈음하는 특혜를 제공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조사와 유통업체는 전량 리콜 조치로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지만 이날(16일) 홈쇼핑사 고객센터엔 항의전화가 빗발치는 등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WOW-TV NEWS 김서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