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이룬 합의가 무산된다면...

입력 2011-12-15 15:05
어렵게 이룬 합의가 무산된다면...



유럽 발 위기가 시작된 이후 두 해가 다 지나도록 별 진전이 없다.



이제 식상할 만도 한데 유럽 위기는 여전히 서슬이 퍼런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얼마 전 유로 정상들은 회의를 통해서 신 재정협약에 합의했지만 막상 자국으로 돌아가서는 일제히 딴 소리를 하고 있다.



특히 돈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일단 ESM을 1년 앞당겨 만들기로 했고 EFSF는 2013년 중순까지 존속시키기로 했으며 따로 IMF에 추가출연을 통해서 2000억 유로를 확보하기로 했다.



ESM, 즉 유로안정기구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합의했던 부분인 만큼 조금 앞당기는 것이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새롭게 모으기로 했던 IMF에 대한 출자 자금인데 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었던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지금까지 ECB가 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하게 하는 것에는 독일의 반대로 언제나 무산되어 왔기 때문에 ECB가 저리로 은행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돈을 국채를 매입하는 편법으로 버티어왔지만 그마저도 9% 자기자본 확충을 강제하는 조항에 걸려 은행들이 나설 형편이 되지 않자 독일의 반대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으로 IMF에 대한 상호출자, 그리고 IMF를 통한 재정 문제국에 대한 지원으로 가닥을 잡는 듯 했다.



무엇보다도 독일의 반대를 피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실질적인 위기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에 시장은 환호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아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유로존 국가들이 1500억 유로를 출자하고 나머지 500억 유로를 비 유로존에서 대기로 했으며 자세한 사항은 18일까지 확정짓기로 하고 헤어졌는데 이것이 또 다시 독일로 인해 뒤집혔다.



하루 전에는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가 딴지를 걸고 나섰다.



자신들이 약속했던 450억 유로를 출연하기 위해서 비유로국의 참여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비유로존에서 출자하고 공동으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독일 역시 출자를 거부하겠다는 의미였다.



수요일에 아시아 시장의 하락을 만들었던 이 발언은 목요일 새벽에 영국이 IMF에 대한 지원설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이에 대해 옌스 바이트만이 또다시 독일의 출자에는 반드시 비유로권의 출자가 전제되어야만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함으로서 모처럼만의 해법으로 제안되었던 IMF를 경유하는 해법이 무산될 수 있다는 실망감에 유럽 시장은 또 다시 급락이 시작되었다.



목요일 새벽, 프랑스 정부의 발레리 페크레세 대변인이 유로존의 전략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며 3월 예정인 유로존 정상회담을 1월에 한 번 더 열것을 제안했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지만 아무래도 연말에 정상들이 모든 스케줄을 지우고 모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가급적 빠른 1월로 잡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연말까지는 변동성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글. 박문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03470 target=_blank>동양증권 강남프라임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