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주상복합아파트의 디자인이 9·11테러 직후의 세계무역센터(WTC) 건물을 연상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지난 12월 10일(현지시간) 9·11테러 희생자 유족들과 미 블로거들은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주상복합아파트 2개 동의 디자인이 9·11 희생자를 무시한 처사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용산 주상복합아파트 디자인을 담당한 네덜란드 설계회사 MVRDV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조성할 23개 초고층 빌딩에 대한 '기획설계 결과 보고회'에서 60층(300m)과 54층(260m) 빌딩 2개를 하나로 연결하는 '클라우드 디자인' 방식의 주상복합아파트 2개동의 설계도를 공개했다.
문제는 고층빌딩을 연결시켜주는 중간지점을 마치 구름 모양처럼 설계했는데 이 다지인은 마치 9·11테러 때 붕괴되기 직전 화염을 뿜는 WTC모습을 연상케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MVDRV측은 웹사이트를 통해 "9·11테러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고, 설계 과정에서 둘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했다. 9·11테러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마음이 상한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해명했다. 하지만 회사 측과는 달리 이 앞서 진행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회사측 대변인은 "설계자가 9·11테러 당시 WTC 건물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에 가장 불쾌함을 드러낸 것은 9.11테러로 가족을 잃은 가족들이다. 당시 소방관 아들을 잃었던 짐 리치스(전 뉴욕소방서 부소장)씨도 "그들(설계자)은 테러 희생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없다. 이것은 선을 넘은 처사"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용산국제업무지구 전체를 설계한 디자이너 다니엘 리베스킨트 씨는 WTC 재개발 마스터플랜을 짠 동일 인물로 알려졌으며 설계회사 MVDRV측은 기존 설계도를 변경할 뜻은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