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은 담보차입 상황을 투자자에게 더 자세하게 공개하라고 신용평가기관 피치가 촉구했다.
피치는 성명에서 "어떤 자산이 담보 혹은 저당돼 있는지에 관한 투명성 결여가 우려의 핵심"이라면서 "일반적으로 은행은 이런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피치는 지난 2분기 조사 결과 담보 차입이 은행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증가함으로써 무담보 채권자의 위험 노출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이른바 '구조적 종속 관계' 심화를 투자자의 87%가 우려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유로 위기로 인한 자금 경색 때문에 통상적으로 은행의 자금원이 돼온 무담보 차입이 계속 어렵거나 비용이 상승해 커버드 본드에서 사채에 이르기까지 담보 차입에 은행이 갈수록 의존하는 상황임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 등 금융 당국도 이런 문제점을 이미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자산 저당이 은행의 디폴트 때만 문제가 된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이 상대적으로 자주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피치는 은행의 자산 저당 정도가 특별히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신용 등급에 반영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문제는 그 정도가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과 자산 질에 다양하게 영향받기 때문에 '특정 위험 수위'를 설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