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고개도 들지 못하고 옷깃을 잔뜩 치켜세운 채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출입처인 근로복지공단 기자실.
건물에 들어서자 여기저기 웅성거리는 소리들. 그제서야 무슨 일인가 고개를 들어보니 현관 입구에서 신영철 이사장과 임원들이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작은 꽃 화분을 나눠주는 것이 아닌가.
신영철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네며 "마지막까지 마무리 잘합시다"라며 격려를 했다.
직원들도 때 아닌 꽃 선물에 다소 놀라는 눈치지만 "꽃 선물 받아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이 꽃 보다 저 꽃이 더 이뻐요, 바꿔 주세요" 라며 즐거워하는 표정들이다.
신영철 이사장은 취임 이후 이렇게 매 분기마다 작지만 의미 있는 선물들을 모든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발렌타이데이가 있던 1분기에는 초코렛을, 2분기에는 아침도 먹지 못하고 일찍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과일로 꾸려진 도시락 세트를 선물한 적이 있다.
몇년전부터 '서번트 리더십' '서번트 마케팅'이라는 책들이 많이 팔리고 관련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다.
직원이던 고객이던 섬기는 마음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염치없이 꽃 화분을 받아 들고 기자실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생각했다.
누군가를 섬기고 모시는 것은 비굴하고 굴욕적인 자세로 상대를 대하는 것이 아니라 한겨울의 꽃 화분처럼 생각치도 못했던 선물을 따뜻한 말 한마디와 함께 건네는 섬세한 마음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