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처럼 뇌에 스펀지 같은 구멍이 뚫려 뇌기능을 잃게 되는 치명적 전염병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의 환자가 국내서 첫 사망한 사례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CJD 증상만으로 유사 진단을 받은 적은 있었으나 생체 검사를 통해 CJD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이번에 사망한 환자는 54세 여성으로 지난 7월 감각장애와 공포증, 심한 감정변화, 불면증, 환각증, 복시 등의 증상을 보이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생체조직 조사 결과 국내 첫 '의인성 CJD(Iatrogenic CJD)' 환자로 최종 판명됐다.
보건당국은 이번에 사망한 환자는 23년 전 뇌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CJD 감염 사망자의 인조경막을 이식했다가 CJD에 전이된 것이라고 전했다. 추가 감염 환자 파악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치매와 운동능력 상실 등의 증상을 보이는 CJD는 감염 후 잠복기간이 20여년 이상으로 길다. 발병 이후에는 생존기간이 1년 정도이다. 20개국에서 400건 이상의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대부분의 감염원인은 사망자의 뇌 경질막 이식, 뇌하수체 호르몬 이식, 각막 이식, 신경외과의 감염된 수술 장비 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진의 추적결과 이 환자는 CJD에 감염된 줄도 모른 채 20여년을 지내다 2010년 6월 몸에 힘이 약해지고 왼쪽 얼굴과 오른쪽 발가락에서 감각장애가 나타나나는 등의 운동장애, 간대성근경련(근육의 일부 또는 전체에 나타나는 갑작스런 수축현상) 등이 나타난 후에야 3차 대학병원에 보내졌다. 그러나 그 때부터 1년 후 사망 시점까지 환자의 증상은 급격히 악화됐다.
한편 이번 사실이 밝혀진데 대해 지난 7월에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건당국이 늑장 대처를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